김승우 “이 나이에 액션신 직접 소화 그건 외로운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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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7일 07시 00분


■ 영화 ‘나는 아빠다’서 첫 악역 도전 김승우

‘나는 아빠다’,
‘나는 가수다’ 패러디?
우리가 원조인데…하하

딸죽음 앞둔 아빠의 절박함
두 아이 둔 아빠로서 이해

실제 두 자녀를 둔 ‘아빠’인 김승우는 영화에서 딸의 죽음을 지켜봐야하는 아빠를 연기하기하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실제 두 자녀를 둔 ‘아빠’인 김승우는 영화에서 딸의 죽음을 지켜봐야하는 아빠를 연기하기하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14일 개봉하는 ‘나는 아빠다’(감독 전만배)는 김승우의 절치부심이 깃든 영화다. 지난해 전쟁영화 ‘포화속으로’에 출연했지만 그것은 차승원·권상우와 공동주연을 맡았던 작품. 이에 비해 ‘나는 아빠다’는 2006년 ‘해변의 여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후 햇수로 5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주연작이다.

● 첫 악역이자 첫 부성애 연기

‘나는 아빠다’는 김승우의 첫 악역 도전으로 기억될 영화다. 그가 맡은 비리형사 한종식은 법보다는 사리사욕이 먼저인 인물. 물론 그렇게 사는 이유는 있다.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어린 딸 때문이다.

“지금껏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아빠 역할이니 진짜 아빠인 내가 하면 괜찮지 않을까. 시나리오 단계에서 제목은 ‘놈의 역습’이었다. 지난해 6월 첫 리딩 때 ‘나는 아빠다’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는데 우리가 ‘나는 가수다’ 보다 먼저다. 하하.”

한종식은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철저한 악역이었다. 그런데 그 옷을 김승우가 입으면서 이해 가능한 인물로 바뀌었다. 반면 액션 장면은 한층 세졌다. 달리고 싸우는 숱한 액션 장면을 모두 직접 소화했다. 촬영 때 다친 어깨는 지금도 재활 치료 중이다. 옷을 갈아입을 때 팔을 제대로 올리지 못할 정도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인데 남자 배우치고 저는 나이가 많으니까. 하하. 인물들이 따로 개인적인 사연을 만드는 이야기라 외로운 싸움이었다. 촬영 마지막 날 소주 한 잔 같이 나눌 동료나 선배가 없었다. ‘포화 속으로’ 촬영장은 예비군훈련 같았는데….”

딸의 죽음을 앞둔 영화 속 아빠의 절박한 상황도 두 아이를 둔 자신을 불편하게 했다. “세상 모든 아빠들은 다 똑같은 마음”이라는 그는 “한종식을 다른 유부남 배우들이 연기했어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 작품 끊겼던 시기 “당황스러웠고 무서웠다”

남부러운 가정을 꾸린 김승우와 아내 김남주에게 2009년은 잊을 수 없는 해이다. 상반기에는 김남주가 ‘내조의 여왕’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하반기에는 김승우가 ‘아이리스’로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본인도 2009년을 “터닝 포인트였던 해”라고 말하지만 그 기회를 맞기까지 보낸 2년의 시간은 혹독했다.

“자의반 타의반 쉬었던 게 맞는 표현 같다. 첫 째가 태어날 때는 영화 세 편을 연속해 찍다보니 일주일 밖에 곁에 있지 못했다. 둘째 임신 소식을 알자마자 꼭 옆에 있어줘야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어느 순간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다. 아내도 출산하고 광고도 거의 다 끊겼고. 둘 다 무직상태였다. 처음엔 당황했고 과장을 조금 보태면 무서웠다.”

김승우는 “그 시기를 겪어낸 건 순전히 운”이라며 “내 편이 있으니 아내와 저 모두 이겨낸 것 같다”고도 했다.

‘나는 아빠다’를 시작으로 올해 그는 무척 바쁘다. 진행 중인 KBS 2TV 토크쇼 ‘승승장구’ 진행을 계속하면서 5월부터는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극본 김선영·연출 최이섭·가제)로 시청자를 찾는다. 10년 간 멜로 연기와 담을 쌓고 살았던 그가 오랜만에 도전하는 사랑 이이기다. “한창 멜로를 많이 했지만 영화 ‘남자의 향기’ 이후 거의 10년 동안 멜로는 안했다. 지쳤고 지겹기도 했다. 이젠 내 나이에 맞는 사랑이야기면 하고 싶은데 ‘미스 리플리’는 지금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이다.”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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