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극장가 흥행성적, 코미디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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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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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관객수 1∼3위 휩쓸어

‘코미디 불패’와 ‘1000만 감독의 체면치레’.

올해 설 연휴(2∼6일) 극장가의 흥행 성적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설 연휴는 영화 시장의 가장 큰 대목 중 하나. 더구나 올해 설 연휴는 5일간 이어지며 연인원 426만 명 이상이 극장을 찾았다. 대목을 맞아 한몫 잡기 위한 경쟁도 그만큼 치열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설 연휴 관객 수 순위 1∼3위에는 모두 코미디 영화가 올랐다. 1990년대 청룽(成龍) 영화가 명절 때만 개봉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명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코미디가 강세이고 올해는 그 경향이 더 뚜렷했다.

167만9763명을 동원한 ‘조선명탐정’은 스토리라인이 삐거덕거리는 단점이 있지만 주연 김명민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코믹연기가 빛나며 1위에 올랐다.

86만289명으로 2위에 오른 ‘걸리버 여행기’는 익숙한 이야기인 데다 주연배우 잭 블랙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높아 가족단위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3위는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82만2823명), 4위는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49만8647명)가 차지했다. 각각 ‘왕의 남자’와 ‘실미도’로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경력이 있는 두 감독이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전편 ‘황산벌’과 같은 코미디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평양성의 사회, 정치적 메시지에 다소 당황했겠지만 영화는 ‘쌀 공격’ ‘꿀벌 공격’ 같은 색다른 재미와 연기자들의 호연으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평양성보다 일주일 먼저(1월 20일) 개봉한 글러브는 코미디 바람에 밀려 첫 주에 보여준 페이스(1월 20∼26일 73만여 명)를 유지하지 못했다. 웃음과 감동의 요소를 적시적소에 배치할 줄 아는 강 감독의 노련한 연출이 빛났지만 장애인 야구단을 다룬 ‘너무 착한 영화’라는 인식이 관객의 호기심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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