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작품 ‘옥희의 영화’ 주연 정유미 씨…“알 묵묵히 품는 펭귄같은 남자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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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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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씨
정유미 씨
‘젊은 남자’와 ‘나이든 분’ 사이에서 사랑 줄타기를 하는 20대 여대생의 이야기. 16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18세 이상 관람가)에서 주인공 옥희를 연기한 정유미(27·사진)를 1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06년 ‘가족의 탄생’에 이어 다시 ‘남자 갖고 노는 여자’ 역할을 맡은 것과 관련해 “원래 내숭 부리는 성격이냐”고 슬쩍 떠봤다.

“전혀. 역할은 그냥 역할일 뿐이다. 가끔 그런 얘기 듣는데 기분 나쁘지는 않다. 영화를 보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줬다는 거니까.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실제의 나보다 늘 사랑에 능동적이었다.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하지만 연기라도 ‘내가 한 것’은 맞으니까, 많이 생각하고 배우게 된다.”

옥희는 까칠하다. 무표정한 얼굴 뒤로 진심을 감춘 채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왜 하느냐”고 느닷없이 묻기도 한다. 그 질문을 그대로 정유미에게 던졌다.

“영화 대사가 답변이 될 것 같다. ‘사랑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살아봐라. 그럼 결국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다’라는 말. 옥희가 귀찮아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연애’일 거다. 그러면서도 결국 연애를 하지만.(웃음)”

그는 2년 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로 홍 감독과 처음 만났다. 그 전에는 홍 감독 영화를 즐겨 보지 않았던 정유미는 “짝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라는 대사가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내 말을 이해해 주는 짝이 있는 사람은 편해 보이고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젊은 남자와 나이든 분 중 하나를 골라 보라고? 하하. 나는 이상형이 없다. 굳이 말하라면 펭귄? 다큐멘터리에서 암컷이 낳은 알을 묵묵히 품어 지켜주는 수컷 펭귄을 보고 반한 적이 있다.”

올해 알짜 수익을 거둔 ‘내 깡패 같은 애인’에도 출연했지만 정유미는 아직 ‘스타’가 아니다. 그는 “조급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일에서 노력을 들인 만큼 성과를 못 얻었다고 실망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한테 ‘나는 너를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고 못나게 집착하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추석 때 영화홍보 때문에 바쁘지 않을까 물었다. “일에서 손 떼고 그냥 집에서 쉴 거다. 지금의 좋은 기분을 만끽하면서.”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동영상=‘내 깡패 같은 애인’ 정유미 “17살차 박중훈 선배와의 뽀뽀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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