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과 모험정신 없이는 인셉션 같은 작품 못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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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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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에드윈 정 美NBC 부사장 방한

“열 번 망해도 한 작품만 성공하면 돼요. 1년에 한두 개의 작품을 흥행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것도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국제콘텐츠 콘퍼런스 이츠 콘 디콘(ITS CON·DICON) 2010’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 NBC의 에드윈 정 부사장(35·사진)을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NBC의 프라임타임 시간대 편성책임자이며 2009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코미디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미국 시트콤 ‘30 록(Rock)’의 총제작을 맡기도 했다.

그는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작가와 감독의 역량은 미국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에 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자세가 부족해요. 영화 ‘인셉션’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위험을 즐기는 모험가 정신을 지녔기 때문이죠.” 그는 “보통 30분짜리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평균 200만 달러(약 24억 원),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300만∼400만 달러가 든다”며 “케이블에서도 자체 프로그램의 비중이 높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케이블뿐 아니라 뉴미디어가 막강한 힘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기술과 유통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방송사도 이전처럼 인기 프로그램을 재방송만 할 것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배급 채널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1일에는 ‘핵심 전략시장(미국 중국)의 핵심 네트워킹’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9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콘텐츠 전문가 90여 명이 참여해 콘텐츠 산업의 전망을 예측한다.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 멘터링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열린다.

정 부사장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말도 곧잘 했다. ‘가을동화’ ‘풀 하우스’ ‘내 이름은 김삼순’ 등 한국의 인기 드라마도 챙겨 봤다는 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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