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각본상은 ‘시’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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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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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문법으로 언어 공감대 형성
팀버튼 직접 “감동받았다” 호평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윤정희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창동 감독은 26일 서울 신촌동의 한 백화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상 이유를 자평해 달라는 요청에 “각본상을 줄 다른 영화가 없어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약간 동의를 한다”며 “지난해 심사위원을 해봤는데, 각본상을 줄 만한 영화가 딱 떠오르지 않더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감독은 “심사위원장인 팀 버튼 감독이 폐막식 후 찾아와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마음을 많이 움직이는 영화였다’고 말했다”며 “영화에 시가 많이 등장하고, 문화적으로나, 번역 면에서나 (공감이)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상당히 깊숙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같아, 영화문법이란 보편적이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정희는 “팀 버튼이 직접 와서 칭찬을 많이 한 것은 영화가 매력적이라서 당연히 그러지 않았겠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차기작에 대해 이 감독은 “몇 가지 이야기가 머릿 속에 있긴 하지만, 과연 얼마나 숙성할 수 있을지, 그래서 뿌리를 내리고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면서 “윤정희 선생과 다시 작품을 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만, 인연은 억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윤정희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작품에 출연제안 받았고, 현재도 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시’의 미자가 나를 둘러싸고 있어 좋은 작품을 만나더라도 향후 2년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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