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 “하하… 음악캠프 벌써 20년 됐네요”

  • Array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내달 19일… “한 번도 지각한 적 없어”

“20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20년이 훌쩍 지나갔네요. 그동안 무척 행복하게 방송을 해서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1990년 3월 19일 처음 전파를 탄 MBC FM4U(91.9MHz) ‘배철수의 음악캠프’(오후 6시)가 다음 달 19일 방송 20주년을 맞는다. DJ 배철수(사진)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사옥에서 열린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청취자들이 내 방송을 계속 듣기를 원하면 계속 진행할 것이고, 나를 더는 찾지 않는다면 그만둘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그만둬도 ‘호상(好喪)’이라고 생각한다(웃음)”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진행한 20년 동안 한 번도 펑크를 내거나 지각한 적이 없다. “우등상은 못 타도 개근상은 탈 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방송 두 시간 전에는 스튜디오에 도착해 그날 내보낼 음악을 들었어요. 20년간 어떤 일보다도 이 프로그램을 중시했고,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계획은 아예 잡지 않았습니다.”

그는 20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킨 몇 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음반회사 직원들이 미는 음악, 유명한 음반회사에서 낸 음반이라고 틀어준 적도 없고 제가 들어보고 좋으면 틀었습니다. 또 될 수 있으면 밝은 음악을 많이 틀고 방송 중 실없는 농담을 많이 했어요. 내 방송을 듣고 청취자가 한 번 픽 웃을 수 있으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방송 20주년에 맞춰 배철수가 직접 선정한 100장의 팝 음반도 이날 발매됐다. 각 음반에는 배철수의 감상평이 담겨 있으며, 그동안 절판됐던 30장의 음반도 포함됐다. 기념 서적 ‘레전드(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도 발간됐다. 그는 음반을 선정한 기준에 대해 “평론가와 음악가들이 선호하는 음악과 대중성 있는 음악의 중간 지점에서 골랐다”고 말했다. 이어 “음반을 고르는 데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중학교 1학년 때 ‘실드 위드 어 키스(Sealed with a Kiss)’라는 팝송을 처음 듣고 마음이 움직인 후 지금까지 평생을 팝과 함께해 왔다. 그렇다면 ‘내가 음반 100장을 선정한다고 해서 누가 크게 욕하진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