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뒤늦은 나이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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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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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진.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배우 김혜진.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지난해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배우 김혜진은 국가안전국(NSS) 자료실장으로 김태희의 친구로 나왔다. 당시 소속사 홈페이지 프로필에 나온 김혜진의 나이는 28살(1982년생)로 김태희보다 2살 어렸다.

하지만 김혜진은 지난 달 26일 KBS2 '박수홍 최정원의 여유만만'에 출연해 "내가 사실 김태희보다 언니"라고 밝혔다. 실제는 75년생으로 김태희보다 7살 많은 35살이라는 것. 김혜진의 소속사 싸이더스HQ의 손재현 팀장은 "그동안 실제 나이를 밝히고 싶었지만 인지도가 별로 없어 스스로 공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나이 공개 뒤 누리꾼들은 김혜진의 홈페이지나 인터넷 댓글을 통해 "솔직하고 용기있다" "동안이라서 상관없다"는 긍정적인 글들을 올렸다.

최근 여자 연예인들이 잇따라 실제 나이를 공개하고 있다. 가수 마야는 지난달 31일 SBS '골드미스가 간다'에서 "프로필에는 1979년생으로 돼 있는데 실은 1975년생"이라며 "현영(1976년생)보다 언니"라고 밝혔다. 그룹 LPG 출신의 한영은 지난달 8일 SBS '절친노트3'에서 "1981년 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1978년생 말띠"라며 그동안 3살 어리게 나이를 속였음을 인정했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는 지난해 10월 20일 SBS '강심장'에서 "1983년생으로 활동해 왔는데 사실 1981년생이며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고 밝혔다.

여자 연예인들이 왜 갑자기 실제 나이를 공개하는 걸까.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가 사생활 폭로인데, 그 중 수위가 센 것이 나이 고백이나 성형 고백"이라며 "연예인 대부분이 나이를 줄였을 것이라고 대중들이 이미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나이를 밝혀도 비난을 덜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최근 연예인들의 과거가 '인터넷 수사대'(인터넷 추적을 하는 누리꾼들)를 통해 낱낱이 공개되는 만큼 끝까지 나이를 숨기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 않다.

30대 전후의 '아이돌'을 뜻하는 '성인돌'이 유행어가 됐을 정도로 나이가 활동에 제약을 주지 않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데뷔 때부터 실제 나이로 활동하고 있는 그룹 애프터스쿨의 가희(30)와 정아(27)는 '성인돌' 이미지로 예능프로에서 활약 중이다. 정아는 "가희 언니 덕분에 내 나이가 묻힌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한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의 김유곤 PD는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신비감을 줘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은 솔직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추세"라며 "다만 나이 공개만으로는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입담과 춤 같은 다른 특기가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고려대 언론학부 4학년
황인찬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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