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토론, 욕설-비방 많고 다양성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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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소, 토론사이트 5곳 ‘미디어법 관련 글’ 분석

국내 온라인 토론 사이트들이 누리꾼의 참여도는 높으나 욕설과 비방의 비중이 높고 한 사이트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는 20일 열리는 ‘제1차 사이버 커뮤니케이션 콘퍼런스-한국인의 온라인 토론 성적표’에 앞서 배포한 연구결과 자료집에서 “현재 인터넷 토론은 불필요한 감정적 배척으로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며, 욕설 및 비속어가 상당 수준이라 합리적 토론의 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지도가 높고 이용자 수가 많은 토론 사이트 및 커뮤니티 ‘다음 아고라’ ‘한토마’ ‘재오사랑’ ‘안티 이명박’ ‘레몬테라스’ 등 5곳을 대상으로 했다. 특정 기간에 올라온 미디어관계법과 관련된 게시글 243개와 댓글 755개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온라인 토론 공간에서 숙의 민주주의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합리성 △다양성 △속보성 △상호작용성 △접근성 △사이트 관리 △사이트 구조 등 7가지 지표를 사용했다.

합리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국내 토론 사이트 가운데 ‘다음 아고라’에서 욕설, 비속어 및 인신공격성 어휘의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조사한 게시글의 24.75%에 부정적 어휘가 포함됐다. 이어 ‘안티 이명박’(12.0%), ‘한토마’(10.42%), ‘레몬테라스’(6.25%), ‘재오사랑’(2.63%)의 순이었다. ‘다음 아고라’는 글에 명시된 정보 출처의 정확도가 9.7%로 조사 대상 사이트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정보 출처의 정확도는 ‘안티 이명박’(58.5%)이 가장 높았다.

다양성 부문에서는 각 사이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게시글의 성향도 편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재오사랑’은 미디어관계법에 찬성하는 글이 78.9%를 차지했고 ‘한토마’와 ‘안티 이명박’은 반대하는 글이 각각 75%, 68%였다. 조사 기간 내 미디어관계법 글을 많이 올린 상위 3명이 전체 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안티 이명박’이 56%로 가장 높았다.

상호작용성은 ‘다음 아고라’가 게시글 한 개당 댓글이 평균 23.01개, 평균 조회수가 1925.081로 가장 높았다.

연구를 지도한 윤영철 연세대 언론홍보 대학원장은 “대부분의 사이트는 제기된 의견들이 정치적 지향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편파적으로 분포돼 있었고 상대방 의견에 배타적 태도를 보였다”며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이용자의 자율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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