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화 홀대”…조재현 설움의 눈물 뚝뚝뚝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12일 17시 25분


‘극장가의 작은 영화 홀대 참을 수 없다!’ 배우 조재현이 최근작인 영화 ‘집행자’ 가 ‘교차상영’ 이란 비정한 현실에 처한 것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며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극장가의 작은 영화 홀대 참을 수 없다!’ 배우 조재현이 최근작인 영화 ‘집행자’ 가 ‘교차상영’ 이란 비정한 현실에 처한 것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며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배우 조재현은 눈물을 삼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함께 한 30명의 스태프가 ….”

12일 조재현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이 주연한 영화 ‘집행자’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교차상영되는 것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하며 결국 눈물을 내보였다.

“스태프들이 적은 인건비를 받으며 촬영했다. 적은 제작비의 영화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보람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물 건너갔다. 참담하다”는 말이 이어졌다.

‘집행자’는 5일 전국 247개관에서 개봉해 첫 주말을 넘기며 2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이미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을 때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지만 12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012’가 전국 700여개관 가까운 상영관을 확보하면서 교차상영의 아픔을 안고 말았다.

교차상영이란 1개 상영관에서 두 편의 영화를 번갈아 상영하는 방식. 대체로 관객이 비교적 덜 찾는 영화나 적은 마케팅비 등 이유로 상영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그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집행자’의 개봉 첫 주 성적은 이 영화에 대한 극장측의 교차상영결정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상영관을 내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조재현의 눈물은 극장들의 ‘관행’에 항의하고 ‘집행자’의 교차상영 방침을 철회하라는 요구였다. 그는 “한국영화의 상영 시스템과 구조가 분명 잘못됐다”면서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제작사 활동사진의 조선묵 대표와 최진호 감독 역시 “못난 자식을 살리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관객과 작품, 배우와 스태프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 유인촌 장관을 만나 극장 상영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공개탄원서를 전했다

이에 유 장관은 “영화계의 오랜 문제인 걸 알고 있다”면서도 “정부 입장에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극장들이 상업적 논리로 이 문제에 접근한다면 불공정 거래 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문화부 입장에서도 극장주들에 설득 작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행자’ 제작진의 이 같은 울분은 상영관을 몇 관 더 확보하는 것으로 조금 위로를 얻었다. 하지만 구조적 관행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서 조재현과 최진호 감독 등 제작진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영상취재=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