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도다’ 종영에 시청자 항의

  • 입력 2009년 9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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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저조… 16회로 막내려

회사원 정아름 씨(26)는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사진)의 열렬 팬이다.

‘탐나는도다’는 17세기 제주도에 영국 귀족 청년(황창빈)이 표류해 제주도 해녀, 한양에서 유배 온 선비를 만나 겪는 해프닝을 그린 ‘퓨전사극’. 감각적인 영상과 사극에서 보기 어려운 외국인 주연 등이 눈길을 끌어 정 씨와 같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하지만 MBC는 매회 시청률이 5% 안팎에서 맴돌자 당초 20부작에서 이달 말 방영되는 16회로 조기 종영키로 했다. 당초 20부작으로 알고 있던 팬들은 “조기 종영에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이 드라마가 시작될 당시 제작사 그룹에이트 관계자는 20부작으로 기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씨는 인터넷 카페 ‘탐나는도다 조기종영 결사반대’(회원 수 1100여 명)의 운영진 중 한 사람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씨는 회원들과 함께 서울 지하철2호선 강변역 등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조기 종영 반대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으며 9일 현재 6000여 명의 지지를 받았다. 정 씨는 소송도 고려했으나 법원의 판결이 드라마가 끝난 뒤에야 나올 가능성이 높자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작사인 그룹에이트는 MBC 결정과 상관없이 20부작으로 드라마를 완성할 예정이다. 일본 중국 홍콩 태국 등 4개국에는 미리 계약한 대로 20부작을 보낸다. 그룹에이트 측은 “가급적 큰 흐름을 훼손하지 않고 16부작을 마무리하겠지만 중간에 에피소드를 들어내는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팬들은 애초 기획대로 만들어진 20부작을 보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며 “해외에서 역수입해서라도 완성본을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중현 MBC 드라마국장은 ‘조기 종영 논란’에 대해 “제작사와 본래 16부작으로 계약했고 반응이 좋으면 20회까지 연장할 생각이었다. 20부작은 일부 누리꾼 의견이나 제작사의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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