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 돌아왔다’로 돌아온 황신혜

  • 입력 2009년 9월 9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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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이 그녀만 비껴간 것일까. 검정색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나타난 그녀는 올해 나이 마흔 여섯,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을 둔 엄마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젊어 보였다.

6일 경기 수원시 KBS 드라마 세트장. 2004년 MBC '천생연분'(어디) 이후 5년 만에 KBS2 '공주가 돌아왔다'로 복귀하는 배우 황신혜를 만났다. 이 작품에서 그는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성공하는 골드미스 '장공심' 역할을 맡았다. 일을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치면서도 평상시에는 엉뚱하고 코믹한 캐릭터다. '공주가…' 첫 회는 14일 오후 9시50분 방송된다.

1983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생활 26년차. 그동안 '컴퓨터 미인' '조각 미인'으로 불린 그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예쁘게만 봐줘서 스스로가 묶여 있었는데, 이제는 배역 속으로 나를 '탁'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반가우면서도 낯설어요. 카메라 앞에 오랜만에 서면 '기름에 물이 뜨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몇 회가 지나야 익숙해지고…. 첫 촬영 전날에는 긴장되더라요."

-복귀작으로 '공주가…'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쉬는 동안 꾸준히 작품 제의가 들어왔는데, 이 점이 좋으면 저런 점이 걸렸죠. 이 작품은 캐릭터나 같이 출연하는 배우 등이 딱 맞았어요. 골드미스와 아줌마들이 웃음을 주는 드라마가 화제가 될 것 같았습니다."

-요즘 드라마에서 30대 후반과 40대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 나이 대의 여배우가 계속 연기하기가 힘든데 다들 관리를 잘 해서 대단하죠. (연기할 때) 살아온 연륜이 제일 무서워요. 배울 수도 없고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죠. 그 나이에 느껴지는 여유가 어우러져서 더 멋있어 보입니다. 나도 나이가 드니 대화도 편해지고 걸러서 하지 않게 되고…. 연기할 때 시청자에게 어떻게 비춰질까하는 '뒷생각'도 줄었어요."

그는 "세상이 바뀌어 60대의 사랑도 극 소재로 다룰 수 있게 됐고 30, 40대 여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아졌다"며 "소재가 있어도 마땅한 배우가 없으면 드라마로 만들 수 없는데, 배우 본인들이 많이 노력한다"고 말했다.

-시청률이 40%대인 MBC '선덕여왕'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다.

"주위에서도 괜찮겠냐고 묻던데 별로 신경 안 써요. 지금까지 '허준' '여인천하' 등 센 사극이랑 많이 붙다보니 맷집이 생겼죠 (웃음). 나한테 '필'이 오는 작품을 고르고 재밌게 찍는 게 중요해요. 사극을 원래 안 보기 때문에 선덕여왕은 한 번도 안 봤어요."

촬영 중 황신혜가 발레복을 입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20대 못지않은 몸매가 화제가 됐다. 그는 쉬는 동안에도 매주 3~4일 헬스클럽을 찾아 몇 시간씩 운동했다고 한다. 그는 "주위에서 왜 그렇게 피곤하게 운동하느냐고 하는데, 난 풀어져 있는 모습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웃음). 배우는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발레리나 역할이 들어왔는데 준비가 안돼 있으면 못 맡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지연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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