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게스트에 내용도 엇비슷

  • 입력 2009년 7월 3일 03시 00분


KBS-MBC 예능프로 ‘재탕 삼탕’식 제작 빈축

하루 간격으로 방송한 KBS2 예능프로그램 ‘상상더하기’(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5분)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5분)에 같은 게스트가 나와 엇비슷한 내용을 다뤄 빈축을 사고 있다.

6월 30일 ‘상상더하기’ 237회(왼쪽 사진)와 7월 1일 ‘황금어장’의 한 코너인 라디오스타(오른쪽 사진)에는 최근 재결합을 발표한 4인조 혼성 가수 ‘룰라’가 출연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룰라의 전 멤버이기도 한 신정환이 MC 중 한 명이어서 시작부터 분위기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들 게스트가 두 프로그램에서 들려준 에피소드는 마치 ‘재방송을 보는 듯’했다. 여성 멤버 김지현이 보기와 달리 음식에 대한 식탐이 있다는 이야기, 남성 멤버들이 김지현을 놀리다 많이 혼나고 다퉜다는 내용, 사인회에서 팬들이 한쪽으로만 몰렸다는 일화도 반복됐다. MC 신정환에 대한 에피소드도 같은 내용이었다. 장난을 걸었던 신정환에게 화가 난 김지현이 우산을 들고 쫓아갔다는 얘기도 두 프로그램에서 모두 나왔다.

시청자들은 비슷한 시기에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닮은 꼴 얘기만 늘어놓는 연예인과 더불어 제작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김정숙 씨 등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사골을 우려서 다시 먹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송이 비슷한 내용으로 진행되는 건 보기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과거 출연 게스트들의 사생활을 다루면서 출연도 하지 않은 연예인 실명을 다룬 일도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라디오스타’에서 룰라 멤버 고영욱의 연애담을 얘기하면서 ‘스페이스A’ ‘맘보걸’ 등 사귀었던 상대 여성 연예인의 신상을 그대로 노출했다. 과거 사귀려고 시도했던 여성 후배 연예인의 실명을 그대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로 인한 파문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고영욱은 2일 미니 홈피에 “멤버끼리 장난삼아 한 말들이 앞말 뒷말 다 빠지고 편집도 제대로 안 된 상태로 방송됐다”고 서운한 심경을 밝혔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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