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네…김미숙이 180도 변했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서 파격 변신… 정웅인 김성민도 코믹이미지 벗어

연기자에게 변신의 첫 걸음은 역시 악역 도전이다.

연기자로 새로운 이미지를 쌓기 위해 ‘악역 승부수’를 던진 3인방이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주인공은 중견 배우 김미숙과 그동안 코믹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정웅인, 김성민. 기존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진 이들은 드라마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악역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적인 외모와 연기로 다양한 연령대 팬을 보유한 김미숙은 파격 변신의 대표적인 경우다. 선·악 대결이 극명한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극본 소현경·연출 진혁)에서 김미숙은 음모를 주도하며 극의 긴장을 높인다.

재혼한 남편의 재산과 보험금을 가로채고 자폐증이 걸린 의붓아들까지 내다 버리는 모진 역할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김미숙의 이중인격 연기를 보면 치가 떨릴 정도’라는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놀라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코미디 연기로 각광받은 정웅인과 김성민도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선언했다. MBC가 방송하는 월화드라마 ‘선덕여왕’(극본 김영현·연출 박홍균)과 일일드라마 ‘밥줘!’(극본 서영명·연출 이대영)를 통해서다.

정웅인은 최근까지도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 등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인기를 모았지만 ‘선덕여왕’에서는 모습을 180도 바꿨다. 그가 맡은 미생은 극중 팜파탈로 등장해 화제를 뿌리는 고현정의 남동생이다. 방탕한 생활로 자식만 100여 명을 낳는 데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상대가 누구든 칼을 들이대는 냉혹한 인물이다.

최근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난 정웅인은 “혼자 악역을 맡았다면 부담이겠지만 일명 ‘미실파’로 불리는 고현정, 전노민, 독고영재와 함께 악한 무리를 이룬다”며 자신의 연기변신을 포함해 ‘집단 악역’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김성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방송해 시청률 30%%를 넘나들었던 화제작 ‘가문의 영광’에서 ‘푼수끼’ 다분한 역할로 웃음을 던졌던 그는 신작 ‘밥줘!’에서는 외도를 일삼으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나쁜 남편’으로 등장하고 있다.

김성민은 “유쾌한 모습으로 나왔던 전작들의 잔향을 지우는 일이 큰 숙제”라며 악역에 도전하는 부담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 덕분인지 ‘밥줘!’는 방송 초반 시청률 11-12%%를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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