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TALK]한양대서 ‘라운지파티’연 하석진&장근석

  • 입력 2009년 5월 29일 07시 44분


“막걸리 대신 칵테일… 학사주점 확 바꿨죠”

“우리 땐 상상도 못하던 일이야, 이것들아.”

문화충격이었다. 80년대 학번인 선배가 90년대 학번인 기자와 동기들을 두고 ‘개그콘서트-분장실의 강선생님’ 안영미처럼 눈을 희번덕거리며 “미친 거 아냐?”를 연발했던 것처럼….

두 청년 스타가 재학 중인 학교 축제에서 벌인 파티를 보며 ‘그때 그 시절’이 불현듯 생각났다.

우리 때는 속으론 열불이 올라도 타박하는 그들을 향해 “죄송해요, 선배님”이라고 빈말이라도 했지만, 21세기 학번들에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겠나.

그저 “냅둬라. 얘들이 뭘 알겠니”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던가, 조금은 씁쓸하지만 “니들이 고생이 많다”고 해두는 수 밖에.

한양대학교 행원파크란 곳에서 열린 하석진과 장근석의 ‘라운지 H’는 요즘 대학생들의 달라진 놀이문화를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최신식 학사주점’이라 할 만 했다.

유명 클럽을 그대로 들어 학교에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비트 강한 음악들이며, 각종 칵테일과 저칼로리를 지향하는 안주들….

‘취하면 구세대’라는 요즘 신세대 음주세계의 규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듯, 모두가 주류를 ‘홀짝거릴 뿐’. 취기로 발그레 얼굴에 홍조가 핀 이들은 30대인 기자, 그리고 함께 한 하석진과 장근석의 30대 매니저 등 세 명이 전부였다.

파티의 주인들로서 똑같은 차림으로 학우들과 부지런히 술과 안주를 나르고 있던 두 사람. 학번도 학과도 다른 그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하석진은 기계공학부 00학번이고, 장근석은 연극영화과 06학번이다.

“올 초에 수강 신청하러 학교 왔다가 우연찮게 만났어요. (장)근석이가 꾸벅 인사하길래 그냥 헤어지긴 뭐하고 자판기에서 커피 2잔을 뽑아마셨죠. 그게 시작이었어요.”(하석진)

어찌하다보니 ‘한국정치외교사’란 교양 과목 한 강좌도 같이 듣게 됐고, “출석 체크가 엄격한” 분위기 상 종종 마주치다보니 형, 아우가 되는 막역한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냥 재미삼아 주점이라 해보자고 (하)석진 형한테 제안했다가 기왕이면 요즘 친구들 취향에 맞는 것을 해보자고 고민한 게 라운지가 됐지요. 요즘 대학생들이 ‘마시고 죽자’ 이런 분위기 아닌 건 아시죠?”(장근석)

밤이 깊어질수록 라운지를 찾는 학우들은 점점 늘어나고 중간에 마련된 간이 무대로 올라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까지 생겼다. 아뿔싸, 요즘 친구들은 멍석을 스스로 까는구나.

열심히 서빙하던 두 사람이 학우들과 섞여 춤을 추기 시작하고 급기야 장근석이 DJ 박스에 올라 음악을 틀었다. 그의 ‘디제잉’에 열광하는 학우들.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느라 학과 친구들 외엔 다른 학우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잖아요. 우리에겐 ‘동아리’같은 것이죠. 행사 준비하면서 다른 학과 친구들도 알게 되고, 이 곳에서 서로 인사도 하고….”(하석진)

2000년에 입학해 10년째 재학 중인 하석진은 졸업반인 올해 “반드시 졸업해야 한다”고 결의가 대단했다. 자칫 띠 동갑 친구들과 같은 수업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토로하면서. 그렇다면 하석진과 장근석, 두 사람의 학과 성적은 얼마나 될까. 물어봤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갑자기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밖에서 일을 하다보면 학창생활에 대한 소중함이 더 크게 느껴지거든요. 추억도 많이 만들고 싶고요. 그래서 이렇게 (하)석진 형이랑 라운지도 연 것이겠지요. 훗날 지금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얼마나 많이 웃을 수 있겠어요.”(장근석)

남다른 두 청년은 행사의 수익금 전액을 모교인 한양대학교 부속 병원에 기증할 계획이다. 행사 기간 이틀 동안 얼마나 벌었는지 물어봤더니 두 사람은 이제 겨우 “비용 건진 정도”라며 “이제부터 수익금”이라고 크게 웃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하석진&장근석 학사주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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