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비노시의 ‘in-i’는? 춤으로 눈뜬 비노시의 사랑

  • 입력 2009년 3월 20일 07시 42분


프랑스 영화배우 줄리엣 비노시가 이번 주말까지 ‘무용’으로 한국을 찾았다. 비노시 인생의 첫 번째 ‘춤’ 도전이다. 불혹을 넘은 나이에 왜 갑자기 춤이었을까?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나쁜 피’, ‘블루’ 등의 과거 영화로 한국 팬들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비노시의 새 향을 소개한다.

○줄리엣 비노시의 무용 ‘in-i’는?

줄리엣 비노시가 최초로 도전한 무용은 영국의 실험적인 안무가 아크람 칸이 만든 ‘in-i’다. 내 안의 나, 내면을 찾는 여정으로 춤을 감상할 수 있다. ‘in-i’는 이미 영국에서 호평을 얻고 올해 한국에서 19일부터 21일까지 단 3일 간 공연한다.

이 무용 공연은 지난 2008년 2월 줄리엣 비노시와 아크람 칸의 첫 만남에서 비롯됐다. 칸이 만든 ‘0도’라는 무용 공연을 본 비노시가 작품에 감명을 받고, 공연이 끝난 뒤 칸을 만난 것이다.

이 때 칸은 “나무가 숙여져 있는 것 같았다”고 비노시를 떠올린다.

나무가 꼿꼿이 서 있으면 막혔다는 인상을 갖게 되는데, 비노시는 가지가 휜 나무로 보였다고 한다. 칸은 “참 겸손한 사람이다”고 첫인상을 느꼈다. 이후 둘은 각자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2주간 스튜디오에서 만나 서로의 궁금한 점을 묻게 된다.

줄리엣 비노시는 아크람 칸이 자신에게 처음 던진 물음을 기억한다.

“당신은 어떻게 우나요?”(How do you cry)

비노시는 칸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고 받아들였다. ‘넋을 놓고 우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고,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노시는 설명했다.

반면에 비노시가 칸에게 궁금한 것은 바로 “당신은 어떻게 (몸짓)을 외우나요?”(How do you memorize it)였다. 프랑스 여배우는 영국의 안무가이자 무용수에게 어떻게 그 몸짓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며 감정을 발생시킬 수 있는지 몹시 궁금했다. 둘은 첫 만남 이후 스튜디오에서의 개별적인 면담 뒤 그렇게 서로를 더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아크람 칸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나는 아크람 칸을 모르니… 어떤 작품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비노시의 말처럼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작품이 출발했다. 특히 감정이 발생해야 몸짓이 나오는 배우로서는, 감정과 몸짓이 동시에 발생하는 안무가를 따라갈 수 없었다.

비노시는 “칸이 많이 인내하고 내 감정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했다”고 말했다. 칸은 “비노시를 만나 통함과 동시에 어떤 사람인지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호기심이 생겼다. 스튜디오에 만나서 ‘관계’에 대해, ‘연기’에 대해.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하루 이틀 지나다보니 호감도가 커져서 작품을 해보자고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둘이 함께 느낀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게 예술가의 책임이라고 느꼈다.

둘은 토요일까지 함께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난다. 색채가 짙은 프랑스 여배우와 실험적인 안무를 주로 했던 영국 안무가의 만남 이후, 사람의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그 결실을 춤으로 드러낸 작품이 바로 ‘in-i’였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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