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씨 前매니저 ‘문건 작성경위’ 공개

  • 입력 2009년 3월 18일 22시 01분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질문을 받지 않고 9분 만에 준비된 자료를 읽고 떠났다. 원대연 기자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질문을 받지 않고 9분 만에 준비된 자료를 읽고 떠났다. 원대연 기자
탤런트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29)는 17일과 18일 잇달아 기자들을 만나 장씨가 문건을 작성하는 것을 보았지만 문서를 언론에 유출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 씨는 18일 오전 병원에서 퇴원한 뒤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웨딩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고인에게 문서작성을 강요한 적이 없고 언론사에 문건을 전달한 적도 없다"며 "문건은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 태웠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또 "장 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가 나와 소송 4건을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한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그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문건만 낭독한 뒤 9분 만에 회견장을 떠났다.

유 씨는 전날 밤에도 자신이 입원했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서울병원 701호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시간 넘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몸무게가 15kg이나 빠졌다"는 자신의 말처럼 초췌한 얼굴이었다. 침대 옆에 놓인 음료수 병도 담배꽁초로 수북했다.

유 씨는 "장 씨가 2월 중순 전화를 걸어 "나 오빠 회사로 가고 싶다.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했다"며 "2월 28일 장 씨가 기획사 로드매니저에게 협박당한 통화내용을 17분 가량 녹취해 가져왔다"고 말했다.

유 씨는 "그 자리에서 자연이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문건을 작성하고 집에 갔다"고 했다. 이는 장 씨가 작성한 문건을 건네받았을 뿐 작성과정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는 유 씨의 기존 진술과 다른 부분이다.

유 씨는 "그날 장 씨가 작성한 문건은 형사고발을 위한 진술서 4장이고, 여자로서 상당히 수치스러운 내용도 있었다"고 했다. 이튿날 유 씨는 장 씨로부터 자신에게 쓴 편지형식의 3장짜리 문건을 추가로 받았다. 이 7장을 갖고 있다가 장 씨 사망 후 1부를 복사해 총 14장을 유족들에게 보여줬고 봉은사에서 함께 불태웠다는 게 유 씨의 주장이다.

자살경위와 관련해 유 씨는 "자연이에게 3월 9일 변호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약속한 뒤 헤어졌으나 약속 이틀 전인 7일 자살했다"고 말했다.

유 씨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장 씨에게서 연락이 온 7일 "커피나 한잔 하자"는 유 씨의 제안에 장 씨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 만나지 못했고, "그럼 어차피 월요일(9일)에 보니까 그 때 보자"는 문자에 장 씨는 "그래^^♡"라고 답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한편 장 씨의 유족은 이날 문건과 관련해 모두 7명을 사자(死者) 명예훼손,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문건 작성 및 유출과 관련해 전 매니저 유 씨 등 3명, 나머지는 문건 내용에 포함된 4명이다.

경찰은 또 일본에 체류 중인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41)의 신병을 확보하기위해 일본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등 중요 도피사범에 대한 인터폴 수배조치로 일본 경찰청에서 수배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현지 인터폴은 김씨의 수배에 나서게 되며 검거하는 즉시 한국 측으로 신병을 인도한다.

신광영기자 neo@donga.com

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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