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없던 일로’ 백수 된 배우들… 남규리·오지호 등 공백 불가피

  • 입력 2009년 1월 12일 07시 33분


외주제작사들의 재정난에 방송사는 물론 배우들까지 도미노 악재를 맞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외주제작사들이 만들기로 했던 드라마들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방송사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중이다.

또 출연 예정이던 연기자들 역시 드라마가 물거품이 되면서 당분간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촬영을 눈앞에 두고 제작이 무산된 드라마는 최근 3개월 사이 무려 6∼7편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 드라마들은 방송 편성을 마치고 캐스팅까지 마무리했지만 외주제작사들이 제작비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백지화됐다.

MBC는 8일 미니시리즈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3월 방송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10월 최불암과 나문희 등 주요 캐스팅을 일찌감치 확정했지만 방송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없던 일’이 됐다.

뿐만 아니다. SBS ‘공부의 신’, ‘패션왕’과 MBC ‘개인의 취향’ 제작이 무산됐고 올 초 방영 예정작이던 ‘울 집이 자빠졌다’도 제작이 불투명한 상황.

피겨스케이트 선수의 사랑을 다룬 내용으로 관심을 모은 이윤정 PD의 ‘트리플’도 MBC가 10월 말까지 잡아놓은 드라마 편성안에서 제외돼 현재로선 제작이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대기 중’이던 배우들이다. 가수 남규리(사진)는 드라마 데뷔작으로 결정한 ‘그대를 사랑합니다’ 출연에 맞춰 머리카락까지 짧게 잘랐지만 헛수고가 됐다.

‘공부의 신’에 출연하려던 오지호와 박예진 역시 극중 역할을 위해 유명 학원 강사로부터 수학과 영어 과외를 받아왔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드라마 출연을 위해 1년 가까이 기다리거나 다른 작품의 출연 제의를 거절한 배우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때문에 의지와 상관없이 ‘백수’ 신세에 처한 배우들이 속출하고 있다. 오지호는 1년 동안 출연작 없는 배우가 됐고, 엄기준도 당분간 TV 공백기를 보내야 할 처지다.

가뜩이나 영화와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들어 출연할 기회가 없어진 배우들에게는 악재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외주제작사 경영난에 따른 드라마 제작 위기는 2∼3년 전부터 예견된 결과”라며 “드라마가 더 이상 한류열풍 같은 황금알을 쉽게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을 빨리 인식하고 혹독한 군살빼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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