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언론노조 주장 되풀이… “공영아닌 노영방송”

  • 입력 2009년 1월 5일 02시 57분


《MBC가 ‘뉴스데스크’와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미디어 관계법 개정안 반대 보도를 보름째 지속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과 언론운동단체 등과 유사한 주장을 주고받으며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MBC는 이뿐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등 사회적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언론노조나 좌파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해왔다. 이처럼 노조와 방송을 연대시켜 온 MBC는 ‘공영이 아니라 노조에 좌우되는 노영(勞營) 방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쇠고기시위 이어 미디어법안도 좌파 논리 반복

언론노조 前관계자 “노조는 행동-MBC는 선전”

특정단체 인사 뉴스데스크에 2주일간 5번 등장

▽미디어법안에 대한 MBC 보도와 언론노조의 주장=MBC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12월 19일 ‘방송법 왜 고치려 하나’라는 꼭지에서 “정치적으로 친한나라당 성향의 대기업과 보수 신문에 방송 진출을 허용해 재집권에 유리한 언론 환경을 만들려 한다는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언론노조가 12월 26일 홈페이지에 올린 ‘한나라당 주요 언론관계법 개악안의 실체’에서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보도 종합편성채널 허용의 궁극적 목적은 한나라당이 재벌 대기업에 유력한 방송을 허용하고 재벌 언론권력 정치권력으로 이어지는 친한나라당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으로 장기집권에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는 문구와 흡사하다. 이런 주장은 ‘뉴스데스크’를 비롯해 ‘시사매거진 2580’ ‘뉴스 후’ 등을 통해 되풀이되고 있다.

‘뉴스 후’는 3일 방송에서도 대기업의 방송 진출과 신문방송 겸영이 허용되면 “재벌방송 등이 탄생한다”며 이를 지상파방송 장악 음모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23일 뉴스데스크도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보수 신문에 의해 모든 신문방송이 장악돼 정치권력과 자본을 비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신방 겸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대(민언련) 관계자들은 최근 MBC 뉴스데스크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취재원이다.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전 민언련 공동대표는 12월 23일 이후 5차례 등장했으며 정연우(세명대 교수) 현 공동대표도 2차례 등장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3차례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때도 유사=‘PD수첩’이 지난해 4월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을 내보낸 뒤 일어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해서도 MBC는 언론노조 민언련 등의 주장과 같은 보도를 내보냈다.

민언련은 ‘PD수첩’ 방영 직후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를 보여줬다’는 성명서를 냈으며 언론노조는 지난해 5월 9일 “MBC PD수첩의 미국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심층 취재는 언론으로서 국민의 알권리와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방송”이라고 두둔했다.

MBC는 지난해 6월 30일 PD수첩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현재로선 회사 차원의 뾰족한 방법이 없고 PD연합회나 언론노조가 나서는 게 낫다”며 언론노조의 지원을 기대했다.

PD수첩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과 법원의 정정 및 반론보도 판결을 받았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방송과 관련해서도 닮은 경향을 보였다. 언론노조는 당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합작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과 관련해 이들 야당은 탄핵할 자격도 없고, 탄핵의 명분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발의안 의결 직후 국가 비상사태나 다름없는 탄핵정국과 관련한 보도를 트집 잡아 KBS와 MBC를 항의방문한 것은 두 방송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2004년 6월 10일 ‘지상파 3사의 탄핵 방송이 편파적’이라는 한국언론학회의 보고서가 나오자 MBC는 다음 날 “탄핵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음을 강조한 보도는 당연하다”(언론노조), “일부 신문과 한나라당의 흔들기에 방송이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민언련)는 성명서를 인용해 보고서를 반박했다.

언론노조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언론노조와 MBC 등은 연대해 서로의 논리를 공유하며 언론노조는 행동으로, MBC는 방송으로 자기주장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동아닷컴 백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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