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피플]3년 만에 돌아온 최민식

  • 입력 2008년 10월 7일 14시 09분


2004년 최민식은 세계 영화의 중심에 있었다.

그 때 칸 국제영화제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심사위원장이 외친 ‘올드보이’라는 한 마디 이후 니콜라스 케이지 등 수 많은 해외유명 스타들이 최민식의 팬이 됐다.

그리고 2006년 최민식은 투사가 됐다.

정부의 스크린쿼터축소에 반대하며 영화계를 대표해 최 일선에서 시위를 이끌었다. ‘올드보이’로 정부에서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문화관광부에 반납하고 “자긍심의 상징이었던 훈장은 이제 치욕의 상징이며 비통함과 모욕, 배신감을 느낀다”고 외쳤다.

이후 꽤 오랜 시간 관객들은 최민식을 영화에서 만날 수 없었다.

2008년 1월 최민식은 네팔 히말라야에 있었다.

‘친절한 금자씨’이후 무려 3년 만에 영화촬영. 동료 선 후배들을 대신해 시위에 앞장섰던 대한민국 최고 배우는 제작비 4억 원의 초 저예산 영화를 선택, 고산병과 싸우며 히말라야에서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감독 전수일)를 촬영했다.

2008년 10월 최민식은 부산 해운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가 제 1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부문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최민식은 “오랜 만에 관객들을 만나 행복하다. 이번 영화를 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일이구나. 이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굉장히 목마르고 배고프다. 빨리 좋은 작품을 가지고 다시 한번 관객 앞에 서고 싶다”고 감격해했다.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는 공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네팔 노동자의 유골을 가족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길을 떠난 한 남자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최민식 외에는 전문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다. 대신 히말라야 현지인들이 함께 출연했다.

최민식은 “자동차 주행거리를 다시 0으로 돌려놓고 이 영화를 시작했다. 약도 없는 고산병에 걸려 촬영을 방해할까 걱정돼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일부러 미리 촬영장소를 답사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처음 찾는 히말라야에 오르며 유골을 가족에게 전해주기 위한 힘든 여정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그리고 해발 수천미터 외딴 마을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최민식 만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쳤다.

우연인지 선택인지 최민식의 공백과 함께 어려움에 빠진 한국영화.

최민식은 “1970, 80년대 영화계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이 그런 시기인 것 같다. 냉정하게 진단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편안하게 받아들인 후 더 진정성을 갖고 갖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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