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시 콘서트’ 스캔들 뚫고 7만명 환호

  • 입력 2008년 9월 8일 08시 29분


도쿄 최대 무대 국립경기장서 아시아투어 첫 공연

6일자 일본의 스포츠 신문은 일제히 전날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뚜껑을 연 데뷔 10년을 맞은 인기 아이들 그룹 아라시의 콘서트를 조명했다.

자그만치 7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공연은 서울, 타이페이, 상하이 등지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의 스타트를 알린 콘서트였다.

일본 대중가수로서는 스마프, 드림컴트루에 이어 세 번째로 도쿄 최대 규모의 무대인 국립경기장을 장식한 아라시는 이번 공연을 통해 ‘아이들 왕국’으로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쟈니즈가 또 하나의 국민 그룹을 배출했음을 확인시켰다.

얼마 전 리더 오노 사토시의 스캔들로 아라시의 거침 없는 질주에 먹구름이 끼는 듯 싶었다. 그러나 결국 그 사건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일단락됐다.

아라시는 베이징올림픽, 니혼TV의 연간 특집방송 ‘24시간 테레비’등 굵직한 이벤트에 연달아 간판으로 나서며 절정의 입지를 한층 딴딴하게 못질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아라시 멤버들의 업무량이었다.

한국 연예계의 톱스타들은 얼마나 많은 개런티에 얼마나 많은 CF를 섭렵하는가 말고도 얼마나 신비스럽게 작품 활동 없이‘잠수 상태’를 유지하느냐로 귀한 주가를 자랑하지만 일본의 스타들은 왕성한 활동으로 현재의 입지를 증명하는 사례가 많다. 아라시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정규 예능프로그램 두 편을 합동으로 담당하고 있는 아라시는 쟈니즈 소속 아이들 그룹 대부분이 그러하듯 멤버별 특화된 재능을 살린 개인 활동도 폭풍같이 전개 중이다.

게이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멤버 사쿠라이 쇼는 지성과 재치를 겸비한 입담을 무기로 뉴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가하면 베이징올림픽 기간 니혼TV의 캐스터로 중국과 일본을 수시로 왕복했다.

그 와중에 아라시의 새 싱글 앨범 발표로 여기저기 음악 방송에 출연해 춤과 노래도 선사했다. TBS 드라마 ‘마왕’의 주연을 맡고 있는 오노 사토시 등 다른 멤버들의 스케줄도 빈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진득하게 한 우물을 파지 않고 여기저기 얼굴을 내미는 버라이어티 활동이 우월하거나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다. 또 그들의 엄청난 활동 폭과 양이 가능한 것은 일본 연예계의 계획적인 시스템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따로 또 같이’의 부지런한 활동으로 한 그룹이 생산해내는 어마어마한 콘텐츠의 양에는 새삼 입이 떡 벌어진다.

양 보다 중요한 것은 질이라고?

아라시의 최신 앨범 ‘truth/카제노무코에’(바람의 저쪽에)는 1주일만에 46만7000여장이 팔려나가 발매 첫 주 판매량에서 올해 최고 기록을 올렸다.

그렇게 많이 TV에 얼굴을 내밀고 다른 활동을 하면서도 본업인 음악도 제대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아라시다. 행사용 가수, 버라이어티용 가수, 립싱크용 가수만 만들어내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중음악계는 차원이 다르다.

도쿄=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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