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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10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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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0’이란 숫자가 ‘중견’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완숙미를 준다. 또한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라는 의미도 있다. 여기에 79년생 이기찬에게 이번 작품은 20대를 정리하는 앨범이면서 30대를 여는 앨범이다. 그래서 이기찬은 굳이 ‘스페셜’의 의미를 부여했다.
‘싱잉 올 마이 송 포유’라는 제목에는 고등학교 2학년에 데뷔해 서른에 이르기까지, 데뷔 12년간 해왔던 음악을 집대성했다는 의미가 담겼다.
- 제목을 보니 음악활동의 ‘중간정리’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팝송 ‘세이빙 올 마이 러브 포 유’에서 착안했다. 이번 앨범 통해 나의 모든 노래들, 음악들을 다 보여주고 싶었다. 록, 보사노바, 힙합 등 다양하다. 앨범 작업하면서 피처링까지 다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쥬얼리의 박정아와 록적인 노래를 해보고 싶어 ‘사랑하기 좋은 사람’에서 듀엣을 했다. 화요비와 ‘좋은 사람 증후군’을 함께 부른 것도 노래를 준비할 때부터 고려했던 것이다.”
- 지난 해 ‘미인’이 잘돼서 부담도 컸을 것 같고, 스트레스도 많았을 것 같다.
“곡을 많이 받았다. 모두 100곡을 받은 것 같다. ‘미인’의 활동 끝나고 지난 8∼9개월간 녹음만 했다. 언제 군대갈지 모르니까 최대한 빨리 내고 싶었다. 하지만 함부로 낼 수 없고 좋은 노래를 담느라 좀 늦어졌다. 그래서 다른 앨범보다 훨씬 애착이 많다.”
- ‘미인’이전까지 한동안 큰 히트곡이 없어서 대중과 완전히 멀어진 게 아닌가 우려가 있었다.
“사실 나도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고비는 늘 있었다. ‘또 한번 사랑은 가고’가 사랑받기 전에도 그런 위기가 있었기에, 다음에 또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얼마 전 입대한 성시경의 앨범에는 이별을 고하는 노래가 많았는데.
“내 앨범엔 그런 노래가 딱히 없는데, ‘생큐’란 노래는 ‘그간 고마웠다, 잠시만 안녕’이라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봐도 된다.”
- 요즘은 노래가 계절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
“이번 앨범 나오기 전에 쥬얼리,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빠른 음악이 인기가 많았다. 주변에서 더운 날씨를 고려해 빠른 노래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는 노래는 슬픈 정서가 있는 노래다.”
이기찬의 10집 타이틀곡은 박진영의 오랜 콤비인 방시혁이 만든 ‘행복해야해’. 감미로운 멜로디와 대비되는 강한 리듬이 곡의 느낌을 더 애절하게 한다. 이기찬은 국내의 인기 작곡가 20여 명으로부터 곡을 받았지만 방시혁과 처음 손을 잡게 됐다. 이기찬은 예전에 잘 됐던 곡이 모두 가슴 찡한 느낌의 노래였던 것을 떠올리면서 이 곡을 선택했다고 한다. 역시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슬픈 정서의 발라드였던 것이다.
- 입대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여러 생각이 많을 것 같다.
“12년간 하면서 긴 공백이 없었다. 군대가 가장 긴 공백이고, 그래서 부담스럽다. 군대가는 소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좋게 생각하면 정신적으로는 편해질 수 있겠단 생각도 든다. 틈틈이 못했던 운동도 하고 자연인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 남자 나이 서른, 소감은 어떤가.
“편해진 것 같다. 여유를 갖게 된 것 같고. 생각이 넓어지고 조급했던 것도 여유로워지고….”
Clip! … 이기찬 걸어온 길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96년 데뷔, 올 해로 가수활동 13년째를 맞았다. 이효리 이수 이지훈 박경림 등과는 동갑내기 모임인 ‘79클럽’으로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 싱어송라이터인 이기찬은 1집 성공 후 내리막길을 걷다 ‘또 한번 사랑은 가고’ ‘감기’로 정상에 올랐다가 또 다시 시들했지만 지난 해 ‘미인’으로 재차 정상에 우뚝 서는 롤러코서트 같은 인기행보를 보여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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