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마이너스? “상플 시즌2, 쟁반노래방 되풀이” 혹평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리메이크는 안전해 보인다. 성공한 원작의 후광은 제작자의 부담감을 덜어 준다.

하지만 리메이크는 원작에 대한 애정만큼 커다란 실망을 안길 수 있다. 8일 포맷을 바꿔 첫선을 보인 KBS2 ‘상상플러스 시즌2’(화 오후 11시 5분)에 대한 시청자 비판은 기대에 못 미친 리메이크에 대한 아쉬움으로 보인다.

비판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풍덩! 칠드런 송’ 코너. 이효리 탁재훈 신정환 솔비가 진행하는 이 코너는 2001∼2005년 KBS2 ‘해피투게더’에서 인기를 끌었던 ‘쟁반노래방’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쟁반노래방’ 출연자들은 알아듣기 어렵게 녹음된 동요를 1번 듣고 소절별로 나눠 부르다가 틀리면 쟁반으로 머리를 맞았다. 신동엽 이효리가 진행한 이 코너는 2002년 12월 코너 제목을 붙인 음반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됐다.

‘풍덩! 칠드런 송’ 출연자들은 ‘쟁반노래방’처럼 나란히 앉아 우리 동요를 부른다. ‘쟁반노래방’과 다른 점은 한국어 가사를 영어로 부르는 것이다. 출연자에게 벌칙을 주던 쟁반은 밀가루가 든 풍선으로 바뀌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아름다운 우리 동요가 영어로 재탄생되는 시간’이라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쟁반노래방’을 리메이크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반복에 그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누리꾼 남준우(witchtemil) 씨는 “10차례 시도 안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나 찬스를 쓰는 방식 등 예전 ‘쟁반노래방’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백성현(uaslles) 씨는 시청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시즌2는 ‘상상플러스’가 아니라 ‘상상마이너스’ 같다”고 말했다.

다른 코너인 ‘문제 내러 왔습니다’도 연예인들 간의 신변잡기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15일 방영분에서는 그룹 DJ DOC 출신인 이하늘이 출연해 “맞선을 본다”고 하자, “정장 입고 나가라” “수염 깎고 나가라” 등 우스갯소리들로 이어졌다.

시청자의 비판에는 시즌1에서 ‘우리말 바로 알기’라는 취지로 선보였던 ‘세대 공감 올드&뉴’ 코너에 대한 아쉬움이 엿보인다. 이 코너는 우리말의 뜻을 되새기면서 오락적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상상플러스 시즌2’의 시청률은 8일 11.5%, 15일 8.6%였다. 시즌1은 1, 2월에 3차례 15%를 넘었으며, 지난달 25일 마지막회 시청률은 12%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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