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서러운 ‘드라마시티’

  • 입력 2008년 4월 12일 08시 07분


“애써 촬영했더니 프로그램이 없어졌다.”

이번 봄 개편에서 많은 논란 끝에 결국 폐지된 KBS 2TV ‘드라마시티’의 마지막 작품이 방송할 시간을 못 찾고 있다.

4부작 연작 드라마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도 저지르는 일들’(극본 박형진·연출 이소연)은 ‘드라마시티’가 3월 29일 ‘돈꽃’을 마지막으로 폐지될 당시 촬영 중이이던 작품이었다.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도 저지르는 일들’은 기획 당시 ‘드라마시티’ 최초의 4부작 드라마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드라마를 찍는 동안 ‘드라마시티’는 사라졌고 이제는 특집 편성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살아가는 동안…“은 김인아라는 여성이 살면서 겪게 되는 4번의 사랑 이야기를 4부작으로 나눠 그린 작품이다. 1부 ‘바람의 목적’, 2부 ‘하루 그리고 다른 하루’, 3부 ‘집착적 사랑의 금단 현상’, 4부 ‘별이 빛나는 밤에’로 이루어졌다. 각 회가 하나의 단막극이면서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 드라마다.

김정화가 주인공 김인아를, 개그맨 김진수, 김호진, 윤희석이 각각 김정화의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첫사랑을 다룬 4부는 김원희와 ‘대왕세종’에서 충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이현우가 출연한다.

이소연 PD는 “작년 가을부터 기획한 작품이었는데 촬영 도중 갑자기 ‘드라마시티’ 폐지 소식을 들었다”며 “당시엔 어떻게든 촬영을 잘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지만, 드라마시티 폐지는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의 방송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KBS 2TV 편성팀장은 “빠르면 5월이나 6월 중 방송한다는 계획을 갖고는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당초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도 저지르는 일들’이 첫 방송될 예정이었던 12일 밤 11시 25분에는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이 방송된다.

허남훈 기자 noi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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