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수신료 인상 따른 수지 전망’ 엉터리 계산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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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광위 전문위원실 비판

비용 늘리고- 수신료 위탁징수 수수료 과다 추정

수입 줄이고- 자산처분 계획 등 582억 반영 안해

“올해 전망 ‘12억 흑자-737억 적자’ 오락가락”

수신료 인상안 내년 2월 국회서 다시 논의

KBS가 수신료 인상안(매달 2500원→4000원) 통과를 위해 국회에 제출한 ‘수신료 인상 중기 수지 전망’ 자료가 ‘수입은 줄이고 비용은 늘리는’ 불투명한 잣대로 작성됐다는 지적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 20일 나왔다. 문광위는 이날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했으나 격론 끝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문광위 전문위원실은 이날 ‘KBS 수신료 인상 승인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수신료 인상을 전제로 KBS가 제시한 경영 효율성 및 투명성 제고 방안의 내용이나 실천 계획이 미흡하다”며 “공영성 강화, 인력구조 조정 등 강도 높은 경영개선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불투명한 KBS식 계산

전문위원실은 ‘KBS 수지 전망’에 대해 △2004년 통폐합된 7개 지역국 중 4개 지역국 처분계획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제주총국 등 신축 추진 과정에서 기존 시설에 대한 자산처분계획이 반영되지 않은 점 등 582억 여원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은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자료의 신뢰도를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위원실은 한국전력공사의 수신료 징수 위탁 시 지불하는 수수료를 기존 지급률(수신료의 15% 범위)로 계산해 5년간 1099억여 원 지출로 처리한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검토보고서는 “수신료 인상에 따른 위탁징수비 증가 요인이 있더라도 기존 지급률을 적용한 것은 비용을 과다하게 추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KBS가 2004년 감사원 특별 감사로 지적받은 사항 중 ‘노조 전임자수 과다’ ‘공영방송 재원조달’ ‘복리후생 경비 집행’ 등 부적정 지적을 받은 7건의 사항이 여전히 미결 상태이며 2004년 감사 이전에 지적된 6건도 장기 미결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12억 흑자냐? 737억 적자냐?

KBS가 ‘수신료 인상 수지 전망’에서 2007년 순이익을 12억 원 흑자로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방송계의 지적이 나왔다. KBS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2007년 추정재무자료 및 향후 3년간 추정재무상태’ 보고서에서는 올해 737억 원 적자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KBS는 또 방송위원회에 재허가 심사를 위해 6월에 제출한 ‘재정 전망’ 자료에 12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가 국감 이후 737억 원 적자 추정 자료도 추가로 제출했다.

이 과정에 대해 방송위 관계자는 “KBS 측이 ‘737억 원 적자는 광고 상황에 따른 비공식 추정치며 공식적으로는 올해 초 전망치인 12억 원 흑자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KBS의 수지 전망이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을 두고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작전’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촬영: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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