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영화 출연 한혜숙 “예뻐서 캐스팅”

  • 입력 2007년 8월 24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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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배우 한혜숙이 변함없는 미모 덕분에 ‘은막의 여왕’ 자리를 꿰찼다.

24일 오후2시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제작 하명중영화제작소)의 시사회장. 타이틀롤을 맡은 한혜숙은 1987년 곽지균 감독의 ‘두 여자의 집’ 이후 무려 20년 만에 스크린에 나들이 한 설렘을 얼굴 가득 드러냈다.

최인호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모든 남자들의 첫사랑이자 어릴 적 판타지의 근원인 어머니를 추억하는 어느 불효 아들의 사모곡. ‘땡볕’ ‘바보사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고교얄개’ 등 주옥같은 영화에 출연한 톱배우이자 감독 하명중이 16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한혜숙은 남편 없이 자식을 키우는 억척 아줌마에서부터 애인처럼 지내던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기자 질투하는 모습, 치매에 걸린 백발 무성한 노모까지 시대를 아우르며 우리네 어머니의 일생을 폭넓게 담아냈다.

또한 극중 철없는 아들을 연기한 신인배우 하성원은 하 감독의 맏아들로 현재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및 IHQ 기획팀장으로 재직 중. 하 감독의 둘째 아들 하준원 씨가 이 영화의 프로듀서로, 하 감독의 부인 박경애 씨가 제작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최인호 작가는 영화화에 앞서 자신이 기억하는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므로 어머니 역할의 배우는 무조건 아름다워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이에 하 감독은 35년전 드라마 ‘꿈나무’에서 호흡을 맞춘 이래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는 한혜숙을 떠올렸다.

한혜숙은 “제가 미혼이라 어머니의 진한 모성애를 못 느낄거라는 분들도 있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어머니와 아직도 함께 살고 있다”며 “영화 찍는 내내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제 밥상을 손수 차려주시던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감회에 젖었다.

이어 “하명중 감독님은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은인”이라며 “‘하늘이시여’를 끝내고 쉬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하 감독님의 출연 제의를 받고 빚을 갚는 심정으로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한혜숙은 또 “내일 모레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서른 살 먹은 여인을 연기하는게 힘들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너무 들이대지 말라고 부탁했다”며 “아직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무식할 정도로 스스로를 아꼈기 때문이다. 가끔씩만 TV에 얼굴을 비추니 사람들이 지금도 절 봐주시는 것 같다”며 ‘장수의 비결’을 귀뜸했다.

9월13일 개봉.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화보]20년만에 스크린 복귀하는 ‘영원한 젊음’ 한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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