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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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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케이블 채널 CGV에서 방영한 드라마 ‘파경’의 내용이다. 부부 문제의 실제 사례를 재연한 뒤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취지의 드라마다.
케이블TV에서 이처럼 성(性)이나 불륜 등 부부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케이블 스토리온은 지난달부터 노출이 심한 아내,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원하는 남편 등을 재연 형식으로 다룬 ‘스토리 쇼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토요일 오후 11시)와 부부 성생활을 연예인 등이 출연하는 토크쇼로 꾸민 ‘박철 쇼’(금요일 오후 11시)를 방영하고 있다. 케이블 코미디TV는 이혼 부부나 동거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는 ‘조민기의 데미지’(토요일 오후 10시)를 편성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부부 문제의 실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취지를 내세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남편과 아내가 치고받거나 이혼하는 등 극단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파경’의 17일 방영분에는 아내가 도둑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목 따버린다” 등 욕설이 여과 없이 나왔다. ‘조민기의 데미지’의 21일 방영분에는 동거 남녀로 분장한 두 사람이 스튜디오에서 임신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케이블 채널치고는 낮지 않다. ‘파경’은 시청률 2.4%(24일)로 같은 시간대 케이블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며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도 1% 안팎이다. 즉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본다는 것이다.
문화평론가들은 이에 대해 ‘훔쳐보기 심리’ ‘불륜 등 자극적 소재’ ‘드라마 같은 갈등 구조’ 등 흥행 요소가 많다고 분석한다. ‘파경’의 경우 극적 긴장을 위해 스와핑 때문에 이혼한 아내가 스와핑 당사자와 계속 사귄다는 반전 대목을 넣기도 했다. 제작진은 또 재연 장면의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연출이 덜된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페이크 다큐멘터리’(대역으로 재연하는 방식)를 구사한다.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의 김기강 PD는 “미혼의 성은 다루기 민감하지만 기혼 남녀의 성 문제는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김숙기 부부치료 지도사는 “부부 클리닉 프로그램은 흥미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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