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을 웃기는 경찰들… ‘뜨거운 녀석들’의 세가지 웃음 코드

  • 입력 2007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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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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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할리우드 대작들을 ‘귀족’이라고 한다면 14일 개봉하는 코믹 액션물 ‘뜨거운 녀석들’(18세 이상 관람 가)은 ‘평민’에 가깝다. 그 흔한 꽃미남 주연배우도, 스타 배우도 없고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지도 않는다.

하지만 자칭 ‘뜨겁다’고 주장하는 두 경찰의 좌충우돌은 관객들을 사정없이 공격한다. 가끔은 개봉 전 과도한 기대 심리가 영화 흥행을 방해하지 않던가. 영화 소개 자체가 재미를 떨어뜨릴지 모르지만 녀석들이 얼마나 뜨거운지 세 가지만 기억하자.

①불협화음=‘홀쭉이와 뚱뚱이’를 연상케 하는 이 ‘짝패’,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서로 교집합을 찾아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영국 런던 경찰 니컬러스 에인절(사이먼 페그)은 동료들의 시샘을 받아 시골 마을인 샌퍼드로 좌천된다. 범죄율 0%를 자랑하는 모범 마을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와 정반대 성격을 가진 대니 버터먼(닉 프로스트). 범죄 소탕보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좋아하고 노상 방뇨를 일삼는다. 그러나 어느새 에인절이 버터먼처럼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다니고 버터먼은 에인절처럼 수첩을 주머니에 꽂는다.

②속도감=120분 분량의 영화가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속도감 때문. 에인절의 늠름한 모습 같은, 이야기 전개에 관계없는 장면들은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빠르게 처리된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경쾌하다.

③웃긴 녀석들=모범 마을에 연쇄 살인 사건이 터지고 둘은 의기투합해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범죄물을 ‘뜨겁게’ 만든 것은 바로 개그와 패러디다. 눈 밝은 관객이라면 단번에 알아챘겠지만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은 바로 할리우드 영화의 패러디다. 액션 장면은 물론이고 영화 제목마저 ‘나쁜 녀석들’에서 영향을 받았으니.

이들만 웃긴 건 아니다. 악당이 들것에 실려 나가자 마을 아이들 여럿이서 흥미롭다는 듯 범죄자 얼굴을 카메라폰으로 마구 찍는다. 1분 전만 해도 최고조였던 긴박감이 허무 개그로 마무리되는 이 영화, 앗, 뜨거워∼.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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