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드라마가 온다…‘엔젤’ ‘카인과 아벨’ 등 대작 하반기 방영

  • 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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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드라마 전성시대?

하반기에 방영될 주요 드라마들의 키워드는 ‘스케일’. 이들 드라마는 △영화를 능가하는 제작비(한국 영화의 경우 제작비 70억 원이 넘으면 블록버스터로 간주) △해외 로케이션, 대규모 세트 등 물량을 앞세운 규모 △A급 스타 캐스팅 등을 공통점으로 한다.

7월 MBC에서 방영될 예정인 배용준 주연의 드라마 ‘태왕사신기’ 제작비는 450여억 원.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영화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팀이 참여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영화를 능가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9월 방영 예정인 송일국 주연의 ‘엔젤’(SBS·사진)도 120억 원이 투입됐다. 국제정치, 무기 암거래, 권력 암투 등 로비스트의 삶을 다뤘다. 미국 뉴욕에서 촬영을 시작해 미 워싱턴 애틀랜타, 카자흐스탄 등을 거친다.

가을에 방영되는 소지섭 주연의 ‘카인과 아벨’(SBS)도 제작비가 60억 원에 이른다. 연말 방영되는 만화가 허영만 원작의 드라마 ‘식객’도 130억 원이 투입된다. 내년 상반기 방영되는 무협드라마 ‘열혈강호’도 제작비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비는 편당 1억 원 내외다.

외주제작자들은 배우 출연료, 작가 원고료가 높아진 현실에서 어중간한 드라마를 만들어서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작 드라마는 처음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고 들어가게 된다. ‘식객’을 기획한 JS픽쳐스 정태상 이사는 “지상파에 방영권만 팔고 나머지 해외 판매 등 사업을 진행하려면 작은 물건보다 큰 물건이 유리하다”며 “협찬, 캐스팅도 유리하기 때문에 크게 벌려야 위험이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왕사신기’, ‘카인과 아벨’은 DVD 판매권 등이 일본에 입도선매됐다.

이는 ‘한국 드라마 위기’와 연결된다. SBS에서 방영 중인 미국 드라마 ‘프리즌브레이크’의 시청률은 7∼8%. 편당 수입 가격이 500만 원인 해외 드라마가 시청률이 보장된다면 굳이 1억 원 내외의 국내 드라마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국장은 “이 상황에서 편수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큰 대형 드라마 하나를 만드는 방식으로 산업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 드라마라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천국제공항을 무대로 60억 원이 투입된 MBC ‘에어시티’는 시청률이 10%대 초반에 그치고 있지만 탄탄한 스토리, 연기력으로 승부한 SBS ‘내 남자의 여자’, ‘쩐의 전쟁’은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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