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부에서 형사로’ 강성연 “내가 아니었다”

'싸늘한' 요부 강성연이 '뜨거운' 여형사로 돌아왔다.

강성연은 14일 오후2시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수'(감독 최양일, 제작 트리쯔클럽)의 시사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속 제가 진짜 제가 아닌 것 같았다"며 터프한 변신에 스스로 놀랐다.

신영우 작가의 '더블캐스팅'을 원작으로 한 '수'는 19년 만에 찾은 쌍둥이 동생 '태진'을 눈 앞에서 잃은 해결사 '수'(지진희)의 목숨을 건 피빛 복수극. '피와 뼈'로 유명한 재일교포 출신 최양일 감독이 한국에서 작업한 첫 영화로 화제를 모았다.

극중 강력반 여형사이자 '태진'의 약혼녀 '미나'로 분한 강성연은 정체불명 '수'가 형사 '태진' 행세를 하자 가짜임을 눈치챔과 동시에 그에게서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강성연은 "시나리오를 볼때도 '무척 거칠다' 생각했지만 영화를 볼수록 너무 리얼하다"며 "지금껏 나온 다른 액션물과 확실히 차별된다. 제가 연기한 '미나'가 제가 아닌 것 같고 다른 배우들도 스크린 속 인물과 동일인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강성연은 이어 "제가 캐스팅 되면서 캐릭터가 처음보다 훨씬 강해졌다. 각오는 했지만 촬영하면서 이 정도로 처절할 줄 몰랐다"며 "촬영 내내 이상한 세계에 온 느낌이 들어 혼란스러웠다. 감독님만 믿고 따랐는데 내안의 혼동이 역할에 고스란히 반영돼 더욱 실감난다"고 설명했다.

강성연은 또한 "주위에서 감독님을 두고 '호랑이'라고 표현하던데 오히려 제겐 자극이 됐다"면서 "촬영장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항상 긴장감을 주셨고 명확하게 답을 내려 헷갈리지 않았다. 스스로를 많이 파헤치고 강한 집중력을 길러 저를 바꿔놓는 기회였다"고 만족했다.

이밖에도 마약 조직의 냉혈한 보스 '구양원' 역에는 연기파 배우 문성근이, '구양원'이 사주한 비열한 킬러로는 '농촌 에릭' 오만석이 출연한다. 오는 22일 개봉.

이지영 스포츠동아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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