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기투표 하나”…KBS2 ‘MC 서바이벌’ 평가기준 논란

  • 입력 2004년 6월 1일 17시 51분


코멘트
“방송 출연 경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경쟁시키는 것은 불공정하지 않은가?”

“MC를 뽑는 것인가, 개그맨을 뽑는 건가?”

KBS2가 지난달 8일 첫 방송을 내보낸 ‘MC 서바이벌’(토 밤10시)의 평가 기준과 방법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사 측이 예능 프로그램 전문 진행자를 공개 선발하겠다며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10명의 MC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시청자들의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전문가 심사를 통해 매주 1명씩 최저 득점자를 탈락시키고 6주째의 본선에서 남은 5명의 후보 중 1명을 최종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본선 진출자 중 방송 경력이 있는 한 여자 후보가 전화투표 점수를 독식하다시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이 후보는 심사위원 평가점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시청자들의 전화투표 점수를 많이 얻어 총점 1만7957점을 기록, 2위(1만1933점)를 6024점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KBS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이 같은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2000여건 올라와 있다. ‘장병문’은 “Q씨가 MC 경력과 1만 명이 가입한 팬클럽을 갖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들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따졌고 ‘최민정’도 “Q씨가 1위를 할 것이 뻔한데 나머지는 들러리냐”고 항의했다.‘이미나’는 “인기투표인지 재능 있는 MC를 뽑는 투표인지 의문이 간다”며 현재 20%를 반영하고 있는 전문가 심사의 비중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최근 열린 KBS 시청자위원회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이문태 예능국장이 “사실 Q씨가 가장 낫다”며 그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시청자위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전진학 담당 PD는 “제작진이나 심사위원의 입김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MC를 뽑는 게 기획의도였다”며 “마지막 대상 후보를 선정할 때는 심사위원의 점수를 50%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