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84/난 이래서 읽는다]인기 방송 MC 김제동씨

  • 입력 2004년 3월 31일 19시 18분


“저는 신문을 안 보면 손해라고 말해요. 수백 명의 기자들이 발로 뛰어 모은 가장 따끈따끈한 뉴스만 신문에 나오니 얼마나 고급 정보입니까? 가치로 따지면 하루 2억원은 될 겁니다.”

SBS TV ‘실제상황 토요일’과 KBS 2TV ‘해피 투게더’의 인기 진행자인 김제동씨(30). 대구에서 이벤트 MC로 활동했던 그는 2002년 10월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고정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팬들이 정리한 ‘김제동 어록’은 인터넷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유의 재치에 감동을 자아내는 말로 전파를 타자마자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이런 말을 준비하는 데 ‘아이디어의 보고(寶庫)’인 신문의 도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윤도현의 러브레터’ 촬영을 마친 뒤, 동아일보 등 일간지를 읽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재미있잖아요”를 연발했다.

“아는 게 많아야 어떤 사람을 만나도 대화에 막힘이 없잖아요. 직업이 사회자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술이죠.”

그는 매일 1시간 반∼2시간씩 신문을 보며 밑줄 치고 생각을 여백에 적은 뒤 인상 깊은 기사를 스크랩한다. 그는 “약 6년간 모은 스크랩북이 7, 8권 된다”며 “가위질을 해서 너덜너덜해진 신문을 보면 ‘이 속의 정보를 뽑아내 내 것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설은 서로 다른 논조를 비교하면서 읽는 게 재미있고, 칼럼 중에는 옛날 일을 통해 요즘 세상사를 돌아보는 ‘횡설수설’류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간혹 자기 생각을 독자에게 강요하는 글 때문에 화날 때도 있어요.”

김씨가 신문 중에서도 가장 유용하게 읽는 부분은 토요일자의 책 섹션. 책을 모두 읽지 못해도 책의 진수가 들어 있는 기사는 나중에 방송무대에서 요긴하게 활용된다.

“어느 책 기사에서 본 이야기를 방송에서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와 개가 만나면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개는 기쁠 때 꼬리를 올리지만 고양이는 화날 때 꼬리를 올리거든요. 그러니 서로 오해할 수밖에요. 사람들도 선입견을 갖고 마주하니까 싸우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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