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미학의 눈으로 읽는 서양예술사’ 진중권씨 강의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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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과 미술사학을 접목한 EBS 기획시리즈 ‘미학의 눈으로 읽는 서양예술사’를 진행하는 진중권씨. 사진제공 EBS
미학과 미술사학을 접목한 EBS 기획시리즈 ‘미학의 눈으로 읽는 서양예술사’를 진행하는 진중권씨. 사진제공 EBS
‘이집트 사람들은 왜 기하학적인 그림만 그렸을까. 그들은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능력이 없었던 걸까.’

EBS TV는 다음 달 3일부터 한 달간 미학의 관점에서 서양예술사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공개강의 기획시리즈 ‘미학의 눈으로 읽는 서양예술사’(매주 월∼수·오후 9시∼9시 반)를 방송한다. 강의는 예술작품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미학을 설명한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 진중권씨가 맡았다.

진씨는 “이집트인들은 그리스인처럼 자연주의적으로 묘사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시대마다 나타난 그림 양식이 화가들의 ‘능력(Can)’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가 요구하는 ‘예술 의지(Will)’의 문제라는 점을 알면 그림을 비교하면서 보는 일이 훨씬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집트, 그리스, 중세 미술에서부터 르네상스 미술의 토대가 된 ‘원근법’의 탄생을 거쳐 고전주의와 바로크 미학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두드러진 미의식과 예술적 아이디어들을 따라간다. 바코드 모양의 그림인데 옆으로 눕혀서 보면 글자가 나타나는 현상을 청중이 직접 체험하면서 회화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트릭을 살펴보거나, 종이 조각을 오려붙여 보면서 원근법의 원리를 체득하는 방법으로 서양 미술사와 미학을 시청자가 한층 쉽고 가깝게 느끼도록 한다는 것.

서울대 미학과 82학번으로 베를린 자유대에서 철학 미학 해석학 등을 전공한 진씨는 “무엇을 배우는 곳인지도 모른 채 단지 이름이 예뻐서 ‘미학과’를 선택했다”면서도 인문학 속에는 소설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엄청난 판타지가 넘쳐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방송되는 첫 회에는 예술의 기원론을 따지는 ‘태초에 아름다움이 있었다-예술의 기원’편이 방송된다. 소 그림을 그려놓고 여기에 창을 던지면서 더욱 풍요로운 사냥수확을 기원했던 원시인들의 주술적 행위들이 점차 사냥 테크닉을 높이는 훈련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는 과정이 설명된다.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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