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뷰티풀 선데이' 선정성 비난

  • 입력 2003년 4월 8일 17시 25분


6일 방영된 SBS ‘뷰티풀 선데이’ 중 ‘철봉 양말 왕’ 코너. 철봉에 매달린 여성 출연자들의 신체가 과도하게 노출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6일 방영된 SBS ‘뷰티풀 선데이’ 중 ‘철봉 양말 왕’ 코너. 철봉에 매달린 여성 출연자들의 신체가 과도하게 노출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가족 시청 시간대에 방영되는 SBS 오락프로그램 ‘뷰티풀 선데이’(일요일 오후 6시)가 여성 출연자의 노골적인 춤동작과 선정적인 촬영 방식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6일 방송 분 중 가수 황보는 ‘활력 업 댄스’ 코너에서 그룹 ‘UN’의 멤버인 최정원의 몸을 더듬는 듯한 동작으로 춤을 추자 최정원이 넘어졌다. 이 코너는 손을 대지 않고 서 있는 상대를 자극해 빠른 시간 내에 뒤로 쓰러뜨리는 게임.

이어 ‘활력 팔씨름 왕’에서는 앉아서 팔씨름하는 출연자를 유리 테이블 밑에서 촬영해 짧은 치마를 입은 손태영(미스코리아)의 허벅지가 드러났다.

카메라를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찍는 ‘로 앵글 촬영’은 ‘철봉 양말 왕’에서도 사용됐다. 여성 출연자가 철봉에 매달린 채 다른 발로 양말을 벗는 이 게임에서 미니스커트 차림의 탤런트 최정원(‘올인’ 출연) 등의 다리가 상단까지 노출됐다. 화면에는 ‘롱다리 미인의 대결’이라는 자막이 함께 나왔다. 게임이 끝난 뒤 카메라는 철봉 바로 밑에서 위를 향해 촬영한 화면을 보여줬다.

방송 뒤 인터넷 게시판에는 “여자 연예인들이 밤무대 댄서처럼 노골적인 춤을 추고 있다”(오선예) “가족과 철봉 게임을 보다가 민망해서 혼났다. 치마를 입힌 채 그런 것을 시키는 것도 부족해 밑에서 찍느냐”(신연호) 등 비판의 글이 속속 올랐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송종길 박사는 “치마를 입은 여성 출연자의 동작을 밑에서 촬영하는 것은 몰래 카메라와 유사한 관음주의”라며 “‘보여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보여주겠다’는 잘못된 제작 관행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의 박재연 PD는 “이날 의상을 마법사 컨셉트로 꾸미면서 망토 등 노출이 적은 의상을 입었는데 선정적이라는 지적에 언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출연자들은 스커트 안에 에어로빅용 반바지를 입었으며 철봉은 그 높이 때문에 ‘로 앵글’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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