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하얀전쟁' 안정효, 변혁의 땅 베트남 가다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8시 45분


베트남의 전쟁영웅 보구엔지압 장군과 인터뷰하는 소설가 안정효씨. 사진제공 KBS

베트남의 전쟁영웅 보구엔지압 장군과 인터뷰하는 소설가 안정효씨. 사진제공 KBS

1966년 9월 파월 한국군 백마부대의 일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종군 기자로 활동했던 소설 ‘하얀전쟁’의 작가 안정효씨가 베트남을 다시 찾았다.

15일 방송되는 KBS1 일요스페셜(오후 8·00) ‘변혁의 땅 베트남, 통일 열차를 타다’에서 안씨는 개혁개방 16년을 맞는 베트남의 시장 경제 열풍과 아직 아물지 않는 전쟁의 상흔을 살피는 다큐멘터리를 진행한다.

36년만에 베트남을 방문한 안씨는 남부의 수도였던 호치민(사이공)에서 북부의 수도였던 하노이까지 1726km의 기찻길을 따라간다. 전쟁 때 폭격으로 끊어졌던 이 철도는 86년에 복원됐으며 현지에선 ‘통일 열차’로 불린다.

전쟁 당시 미군이 주둔했던 남부 호치민은 현재 해외 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하고 자본주의 물결이 넘치는 곳. 안씨는 이곳을 베트남의 ‘현재’로 규정했다. 반면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중부는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빈곤지역으로 베트남의 ‘과거’다.

안씨는 중부지역 파월 한국군들의 베트남 상륙관문이었던 나짱 해변을 거닐면서 35년전 군함과 수송선이 가득했던 전쟁터를 회상한다. 이곳에는 백마부대가 세운 전승탑과 초소가 아직 남아 있다.

그는 북부 하노이에선 베트남의 ‘미래’를 읽는다. 이곳에서 이제 사회주의 구호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하노이 대학에서는 ‘과거의 적’이었던 미국의 교수진이 베트남 공무원들에게MBA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안씨는 베트남의 살아있는 ‘전쟁 영웅’ 보구엔지압 장군을 인터뷰했다. 그는 54년 프랑스와 마지막 전쟁인 ‘디엔비엔푸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 올해 92세인 그는 “과거 베트남은 자유와 독립이 소중했으나 이젠 미래를 건설할 때”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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