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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8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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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시즌에 맞춰 개봉하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두편, ‘갱스 오브 뉴욕’(20일·국내개봉 내년 2월 14일)과 ‘캐치 미 이프 유 캔’(25일·국내개봉 내년 1월23일)의 포스터가 여기저기 걸려 있기 때문이다. 》
두 영화는 각각 할리우드의 거장인 마틴 스코시즈(갱스 오브 뉴욕)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작품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각별하다.
특히 ‘갱스 오브 뉴욕’는 스코시즈 감독이 25년간 준비해온 ‘평생의 꿈’이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
뉴욕에서 열린 ‘갱스 오브 뉴욕’의 시사회 다음날인 7일, 맨해튼의 고급 호텔 엑세스 하우스에서 디카프리오(28)를 만났다.
“암스테르담 발론(‘갱스 오브 뉴욕’의 주인공)은 말라서는 안된다”는 스코시즈 감독의 지시로 체중을 10㎏나 늘렸다는 그는 짧게 기른 수염과 다부진 몸 덕분에 ‘타이타닉’에서 보여준 미소년의 이미지를 벗고 남성다운 느낌을 주었다.

-영화 출연 계기는.
“스코시즈 감독의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가 구상중인 영화중 유일하게 젊은 남자가 주인공이길래 얼른 맡았다(웃음). 사실은 마티(마틴의 애칭)가 뉴욕의 형성 과정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12년전에 들었다. 그 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2년전 마티가 요청을 해왔다.”
그는 스코시즈 영화중 ‘택시 드라이버’를 최고로 꼽으며 “내가 본 영화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힘들었던 점은?
“‘힘들다(hard)’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들린다. 그러나 진부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모든 촬영은 힘들면서도 그 속에 매력이 있다. 시대극인 만큼 당시 아일랜드 이민자의 억양 등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영화는 1860년초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아일랜드 이민자 청년과 ‘토종 미국인’임을 주장하는 거주민과의 갈등을 통해 뉴욕의 형성 과정과 계급, 인종 갈등을 담았다. 당시 뉴욕에서 발생했던 ‘징병 폭동’이 리얼하게 묘사됐으며 엑스트라 포함 출연 배우가 2만2000명, 상영 시간이 2시간44분에 이르는 대 서사시다.
디카프리오는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든 이 영화를 위해 개런티(1000만 달러+러닝 개런티)의 일부를 내놓을 만큼 애정을 보였다.

-스코시즈와 스필버그 감독을 비교하면.
“공통점은 둘 다 스타 감독이자 각자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한 거장이라는 것. 스필버그는 작업 과정이 빠르고, 배우의 장점만을 뽑아내 하나로 엮어낼 줄 안다. 반면 스코시즈는 아주 꼼꼼하고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영화의 미세한 부분도 챙기는 스타일이다.”
-미국에는 이민자가 많다. 이들이 ‘미국인’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뭐라고 생각하나.
“나는 미국을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열혈 애국자는 아니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거주민과 이민자들의 피흘리는 갈등의 역사에 충격을 받았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은 아직도 진행중인 거대한 실험같다. 미국인이 되기 위한 덕목은 적응력과 변화수용력이라고 생각한다.”
뉴욕〓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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