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흥행대박 ‘스위트 알리바마’ 리즈 위더스푼

  • 입력 2002년 11월 7일 18시 20분


최근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스위트 알라바마’가 첫 선을 보인지 3일만에 3750만 달러(458억원)의 수입을 기록하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개봉 첫 주말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미국 박스오피스 분석기관 ‘무비라인 인터내셔널’ 조사)

우연의 남발과 뻔한 해피 엔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주인공 리즈 위더스푼(26)의 호연 때문.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그에 대해 “위더스푼이 줄리아 로버츠를 제치고 새로운 ‘어메리칸 스위트 하트’로 등극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지난해 ‘금발이 너무해’의 성공으로 차세대 여배우 선두주자로 낙점받았고 최근 1500만달러(183억원)에 ‘금발이 너무해 2(Legally Blonde 2)’의 출연 계약을 맺었다. 위더스푼을 서면 인터뷰했다.

-‘금발이 너무해’ 이후 많은 출연 제의를 받았을텐데 ‘스위트 알라바마’를 택한 이유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내 뿌리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남부인 내슈빌에서 자랐지만 한 번도 남부에서 영화를 촬영해본 적이 없다. 영화 속에는 남부의 정겨운 색채가 가득하다. 극 중 멜라니는 나와 많이 닮았다. 멜라니처럼 나도 평범한 남부 소녀였고, 꿈을 찾아 새로운 도시로 떠났고, 성공하기 위해 업계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야 했다.”

-성공이 당신의 근본을 변화시켰나?

“종종 향수에 젖지만 나는 이제 도시인이다. 어느 정도는 변했다는 걸 인정한다. 가끔 고향집에 가는데 다른 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곳엔 아직도 내 고등학교 친구들이 살고 있고 그들은 나를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대한다.”

리즈 위더스푼을 로맨틱 코미디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떠오르게 한 영화 ‘금발이 너무해’

-‘금발이 너무해’의 성공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에 있어서 예전보다 폭넓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 저녁이면 집에 가 남편(영화배우 라이언 필립)과 아이를 위해 요리한다. 어쩌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직업을 택하게 된 것일 뿐 일상은 지극히 평범하다. 나는 좋은 배우이자 훌륭한 아내, 훌륭한 엄마이고 싶다.”

-일과 가사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을텐데.

“정말 바쁘고 힘들었다. 그러나 가사는 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해방구’였다. 아이가 내 셔츠에 침을 흘리며 안겨있을 때만큼 나를 특별하게 느끼게 해주는 순간은 없다. 매일 기저귀를 갈면서 삶에 대해 겸허해질 수 있었다.”

-이 영화는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뉴욕에서 촬영된 영화다. 비극의 현장에서 코미디를 찍는 기분이 어땠나?

“많은 사람들이 테러를 겪고 난후 지독한 무력감에 시달렸다. 현재의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영화 제작사 ‘Type A’를 세웠는데, 감독으로 데뷔할 생각이 있나?

“지금까지는 배우로서 만족한다. 그러나 훗날 남편이 감독을 하고 내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20대 중반으로 앞으로 갈 길이 먼데….

“홀리 헌터, 수잔 서랜든은 더 이상 ‘섹시한 여배우’로 꼽히지 않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다. 돈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내게 만족감과 존재감을 주는 역할이라면 어느 영화에나 출연하는 배우가 되겠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스위트 알리바마’ 어떤 영화…

영화 '스위트 알라바마'에서 삼각관계를 이루는 패트릭 뎀시, 리즈 위더스푼, 조쉬루카스(왼쪽부터)

뉴욕 패션 업계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한 디자이너 멜라니(리즈 위더스푼)는 뉴욕 시장의 아들이자 사교계에서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히는 남자친구 앤드류(패트릭 뎀시)에게 청혼을 받지만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

멜라니에게는 7년동안 별거 중인 남편 제이크(조쉬 루카스)가 있기 때문이다. 한적한 미국 남부 알라바마의 평범한 주부였던 그는 어린 나이에 임신과 유산으로 시작된 결혼 생활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꿈을 찾아 뉴욕으로 떠났던 것.

이혼을 하지 않으려는 남편과 담판을 짓기 위해 7년만에 고향에 돌아온 멜라니는 그곳에서 고교시절 친구들과 재회하면서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는다.

이 영화의 원제 ‘스위트 홈 알라바마(Sweet Home Alabama)’는 멜라니가 ‘달콤한 나의 집 알라바마’로 돌아온다는 내용의 ‘해피 엔딩’을 일찌감치 예견하지만 춤과 노래, 술자리가 끊이지 않는 미국 남부의 토속적 정경은 흥겹다. 멜라니가 ‘시골 촌닭’이라고 부르는 앤드류의 어머니를 주먹으로 때려눕히고 제이크와 처음 만났던 곳에서 둘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진부하지만, 갈등의 해소를 바라는 관객에겐 재미를 준다. ‘사랑은 다 괜찮아’ ‘에버 애프터’ 등 로맨틱 코미디에 강한 앤디 테넌트 감독의 다섯번째 작품. 12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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