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네 멋대로 해라' 팬 사랑은 여전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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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노인복지회관 앞 택시정류장.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주인공 복수(양동근)와 경(이나영)의 약속장소였던 이 곳은 팬들의 사연이 담긴 메모지와 풍선이 유리벽에 가득 붙어 있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나도 이해할 수 없으나 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새벽을 맞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복수와 경이 나타날 것만 같아요.”

최근 종영한 MBC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서 주인공들의 약속장소였던 한 택시정류장. 팬들의 사연이 적힌 메모지가 유리벽에 가득하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 남성과 키보디스트 여성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는 젊은이의 혼돈과 방황을 사실적으로 그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률은 15∼20%에 그쳤지만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동호회가 등장하는 등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곳 이외에도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장소들을 모은 ‘네멋 투어’도 등장했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www.daum.net)의 동호회 ‘네멋 30’에는 ‘미래가 복수를 바래다 주던 계단’ ‘미래와 강이부인이 싸우던 곳’ ‘경이가 복수 손 씻어주던 곳’ ‘복수와 경이 라면 먹던 분식집’ 등 홍대 인근의 촬영 현장을 찾아가는 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또 최근에는 복수와 경이 함께 놀러갔던 포항의 호미곶을 찾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에 삽입됐던 ‘3호선 버터플라이’의 음반은 8000장을 찍었지만 현재 매진된 상태. 한 대형 레코드점 직원은 “무명 그룹이지만 음반을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네멋대로 해라’의 연출을 맡았던 박성수 PD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자극적으로 다루기 보다 휴머니즘을 극대화한 게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며 “팬들의 열기 덕분에 종영한 드라마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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