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의 얼굴-진행자
-정진영씨 처음인데 퍽 잘하시던데요. 이전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요. 지명도가 낮아 별로 기대 안했는데 대사 처리도 잘하고 얼굴도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요.
-너무 이전 진행자를 따라하는 것 같지 않던가요? 진행자 교체를 계기로 식상했던 프로그램 의 분위기를 좀 바꿨으면 했는데….
-그래도 연기자라 기본은 하더군요. ‘추적 60분’의 김민전 교수는 아직도 많이 어색한 것 같아요.
-시사 프로에서 여성을 진행자로 기용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죠. 여성이 남성보다 시사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도 있고. 우리 좀 더 지켜봐 줍시다.
-김 교수의 경우 일단 발음이 부정확하고 교과서 읽듯 대사를 처리하는 게 귀에 거슬려요. 프롬프터(대본을 써놓은 모니터)를 읽느라 눈동자가 돌아가는 게 보일 정도니까.
-긴 머리를 좀 자르면 어떨까요. 지금의 컨셉트는 그저 우아한 여성으로만 보일 뿐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리더십이 부족해 보여요.
# 프로그램의 몸통-내용
-전북 완주군 삼례에서 발생한 살해 사건을 다룬 18일 ‘그것이…’에서는 당초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가 범인이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시사프로가 특정 사안에 정답을 내려주는 건 아닌데, 18일 내용은 제작진의 주관이 너무 개입된 듯 하더군요. 경찰이 결론을 번복하기 싫어 무죄를 주장하는 용의자들을 범인으로 몰고 있다는 거죠.
-현장 검증 장면이 중복 편집됐고 피의자의 얼굴도 그대로 공개됐어요. 그들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얼굴을 공개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무죄가 입증된 것도 아닌데 너무 경솔한 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추적 60분’은 비교적 중립적인 편이죠. 하지만 좀더 핵심을 찔러줘야 하는데 미진한 면이 없지 않죠.
-18일 ‘추적 60분’의 주제는 분당 신도시 ‘파크 뷰’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우리가 신문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 이외에 새로운 것이 별로 없었어요. 뉴스를 좀더 길게 만든 느낌 정도?
# 프로그램의 뒷모습-시대상
-두 프로를 보면서 경찰과 공무원에 대한 불신감만 증폭돼 마음이 씁쓸했어요. 결국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큰 지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그것이…’에서 용의자가 처음엔 순순히 자백했다가 무죄를 주장했다는 것도 일견 이해가 돼요. 전에 접촉사고가 나서 경찰서에 간 적이 있는데 “여기서 시끄럽게 해봐야 ‘전과자’된다”며 겁을 주면서 아예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하더군요.
-‘그것이…’도 이번 수사가 그런 식으로 진행됐다고 암시하는 건 아닐까요. 현장 검증 장면에서 유난히 경찰이 범인에게 ‘이래라 저래라’ 요구를 많이 하잖아요. 있는 그대로가 아닌, 경찰이 원하는대로의 진실을 보여달라는 건 아닌지….
-‘추적 60분’도 좀더 고위 책임자와 인터뷰를 했으면 좋았을 뻔했어요. 중간 관리자급과 인터뷰를 하다보니 결국은 ‘나 몰라라’ 식의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공무원 조직에서는 ‘윗분’의 명령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니까.
정리〓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