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위대한 비상' 철새의 삶은 끝없는 날갯짓

  • 입력 2002년 3월 21일 17시 37분


북극에서 남극까지 1만2000여㎞를 ‘여행’하는 북극 제비갈매기. 한해 두차례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인도 기러기….

레이더와 지도, 나침반도 없는 철새들. 그럼에도 이들은 귀환의 약속을 어김없이 지키는 타고난 여행가들이다.

‘위대한 비상’은 철새의 이동을 중심으로 철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이들의 여행길을 따라가다보면 사랑과 이별, 성장과 싸움 등 철새의 ‘삶’과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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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주연 배우’는 흰기러기 백조 황새 등 35종에 이르는 철새들이다. 이들의 출연 시간은 2, 3분에 불과하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로 한편의 야생 오페라를 연출한다.

이 작품을 TV에서 자주 보는 ‘동물의 왕국’류와 차별화시키는 것은 화면을 압도하는 ‘자연의 스펙터클’이다. 구름이 내려다보이는 가운데 여행 길에 지친 기러기의 헐떡임과 퍼득퍼득 하는 날개 짓 소리가 생생하다. 영화의 화면은 히말라야의 험준한 설산에서 아프리카의 사막으로, 뉴욕의 강가와 동유럽의 오염된 발전소까지 36개국 175개 지역으로 이어진다.

곤충의 세계를 그린 ‘마이크로 코스모스’ 제작진이 3년여에 걸쳐 제작했다. 경비행기 헬리콥터 행글라이더 열기구 등이 촬영에 동원됐고 일반 영화의 100배인 450㎞의 필름이 사용됐다. 14명의 촬영 감독이 작업에 매달렸고 1000여마리 이상의 새들을 알에서 부화시켜 ‘배우’로 캐스팅했다. 29일 개봉. 전체 관람 가.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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