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몬테 크리스토’에는 사랑과 배신, 복수와 선악의 대결, 모험과 드라마틱한 반전 등 극적인 ‘재료’들이 많다. 하지만 ‘로빈 후드’ ‘워터 월드’의 케빈 레이놀즈 감독은 이 재료들을 좋은 요리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죽 늘어놓고 말았다. 영화 속에서 단테스의 탈출과 복수 등 사건이 쉴 새 없이 이어지지만 등장 인물에 대한 내면의 울림은 없다.
선원 단테스(짐 카비젤)와 백작의 아들 몬데고(가이 피어스)는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절친한 친구. 하지만 단테스의 약혼녀 메르세데스(다그마라 도민칙)를 짝사랑해온 몬데고는 단테스가 선장까지 되자 질투심에 휩싸인다.
단테스는 몬데고 일당의 음모에 빠져 반역의 누명을 쓰고 외딴 섬에 갇힌다. 단테스는 무려 13년이 걸려 감옥을 탈출한 뒤 몬데고 일당에게 처절한 복수를 계획한다. 막판 단테스의 아들을 둘러싼 갈등과 반전은 코미디에 가까울 정도로 어색하다.
‘씬 레드라인’의 짐 카비젤과 ‘LA 컨피덴셜’‘메멘토’의 가이 피어스도 역할을 맞바꾸면 어떨까 하는 느낌이 들만큼 아쉽다. 영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암굴왕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지?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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