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다큐 '움직이는 세계' 아랍이 본 9·11 테러

  • 입력 2002년 1월 8일 17시 52분


EBS 다큐멘터리 ‘움직이는 세계 -테러와 전쟁의 원인을 찾아서’(밤10·00)는 9일 9·11 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의 궁극적인 원인을 분석한다.

영국 BBC가 제작한 이 프로는 9·11 테러가 미국의 시선에서만 조명된 점을 우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제작진은 이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아랍 3개국의 정치인과 석학들에게 아랍 세계에서 공공연한 반미 감정의 정치 역사적 뿌리를 묻는다.

아랍 세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격변속에서 미국의 개입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이란은 민족지도자 모사데그가 1951년 영국-이란석유회사의 국유화를 단행하고 근대화를 추진했으나 미국은 군사쿠데타를 배후조종해 모사데그 정부를 전복시켰다. 미국은 그 댓가로 25년간 이란으로부터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보장받았다.

이에대해 1979년 이란의 호메이니 정권은 자국 주재 미대사관 직원들을 70일간 억류하는 등 노골적인 반미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랍인들은 아랍의 테러나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마찬가지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이집트 소설가 아다프 수에프는 “미 대통령 조지 부시와 오사마 빈 라덴의 연설을 살펴보면 현실 세계를 흑백 논리로 구분한다는 점에서 완벽히 일치한다”고 지적한다.

또 영국의 시사평론가 토니 벤은 이번 사태를 보는 편파적 시선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45년 이후 미국이 폭격한 곳은 중국 한국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쿠바 콩고 페루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그라나다 리비아 엘살바도르 파나마 이라크 수단 아프가니스탄 유고슬라비아다. 그런데도 미국이 인도주의 국가인가.”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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