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타임머신' 입시 일화 소개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31분


과거에 일어났던 특이한 사건을 재연 드라마로 소개하는 MBC ‘타임머신’(일 밤 10·35)은 25일 평준화 이전 중학입시 과열 경쟁이 빚어낸 ‘엿’에 관한 웃지 못할 일화를 소개한다.

요즘 대학입시만큼 중학입시 경쟁이 치열했던 1964년 12월, 중학 입시에는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나왔다. 당시 초등학교 교과서는 그 정답을 ‘디아스타제’로 명시하고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교과서에 ‘디아스타제가 많이 함유된 식품에는 무즙이 있다’고 설명돼 있었던 것.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디아스타제’와 ‘무즙’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무즙’을 택했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은 ‘디아스타제’만을 정답으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무즙’을 쓴 학생의 학부모들은 억울하다고 호소했고 급기야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솥째 들고와 교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 때 시위 구호가 “엿 먹어봐라!”. 이 구호는 당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유행어로 번졌다. 이들은 행정소송을 낸 지 3개월 뒤 승소해 38명의 학생이 경기중에 입학하게 됐다.

제작진은 그 38명의 학생을 수소문해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시험에서 디아스타제로 ‘정답’을 쓴 이옥근(49)씨는 “17번이나 정답을 고친 끝에 답을 적었으나 그 순간 고민했던 건 말로 다 못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타임머신’은 이 외에도 갑판에서 미끄러져 벵골만 해상에서 표류하던 한 선원이 바다거북의 도움으로 구조된 이야기, 공중 목욕탕에서 싸움이 일어나 맨몸으로 밖으로 뛰쳐나온 사건 등을 소개한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