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단막극 '남과여-그 가을의편지'

입력 2001-09-23 18:44수정 2009-09-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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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BS 오픈 드라마 ‘남과 여’가 신설돼 그동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던 단막극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역량 있는 연출자들이 잇따라 떠오르고 있다.

KBS ‘드라마시티’에선 드라마시티 사상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던 ‘깡패 아빠’의 이교육PD와 ‘여자교도소 이야기’ ‘사랑하라, 희망 없이’로 깊은 감수성을 보여준 이형민PD 등이 대표주자. MBC ‘베스트극장’에선 농촌총각과 연변처녀의 애절한 사랑으로 심금을 울렸던 ‘내 약혼녀 이야기’의 김진만PD가 꼽힌다.

SBS ‘남과 여’에선 24일 방영될 ‘그 가을의 편지’(밤 11시5분)를 연출한 조남국PD가 가장 눈에 띤다. 조PD가 연출했던 ‘어머니는 보았다’와 ‘꽃다방 순정’은 로맨틱 코미디 위주의 ‘남과 여’에서 보기 드문 멜로드라마의 수작이었다.

‘어머니는…’은 등 돌리고 사는 아들의 집에 몰래 파출부로 나가 아들 입맛에 맞는 밥상을 차려주는 어머니와 이를 뒤늦게 알고 눈물을 흘리며 된장국을 먹는 아들의 이야기를 탄탄한 화면에 담아냈다. 반면 ‘꽃다방…’은 삼류 권투선수와 다방레지의 비극적 사랑을 빠른 장면 전환과 세밀한 감수성으로 잡아내 시청자들의 폐부를 파고들었다.

조PD의 다섯 번째 연출작인 ‘그 가을의 편지’는 서로 상대방 배우자에게 끌리는 두 부부가 등장했던 영화 ‘주노명 베이커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앞만 보고 달려가는 한 쌍은 이미 바람이 났지만 늘 뒤처지기만 하는 다른 한 쌍은 이를 모른 채 죄의식 속에 살면서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만 키워간다.

‘어머니는 보았다’에서 아들로 출연한 박철과 최근 ‘드라마시티-마담, 마드모아젤’에 출연했던 이아현이 서툴지만 위험한 교감의 줄타기를 펼친다. 통속잡지의 표지기사 같은 이야기 속에서 감수성 풍부한 연기를 끌어냈던 연출자의 역량을 기대해본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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