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여자의 변신은 무죄', 김채연 '귀여운 악역'으로 변신

  • 입력 2001년 1월 10일 12시 07분


"나도 알고 보면 독한 여자."

여리고 순한 이미지의 탤런트 김채연이 새해 들어 악역에 도전중이다. 그녀는 KBS 2TV에서 지난 8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새 미니시리즈 <귀여운 여인>(윤창범 연출, 김선영 극본)에서 주인공 박선영의 연적이라 할 수 있는 개발실 차장 독고진으로 등장하고 있다. 독고진은 활달하고 구김살없는 박선영과 맞서 자존심 세고 남보다 뒤쳐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공주병 환자이자 이기주의자. 평소 드라마에서 그녀의 순한 모습만 봤던 팬들에게는 깜짝 놀랄만한 변신이다.

현재까지 그녀의 변신은 합격점. 첫회부터 안방극장의 시청자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행동만 골라서 하고 있다. 윗사람 무시하고, 주위 신경 안쓰고 매사 자기 기분대로 하고…. 드라마 성격상 앞으로 온갖 사건과 갈등을 일으키는 궂은 역이지만 그녀는 '독고진'을 다른 어느 배역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김채연은 선이 곱고 차분한 이미지를 풍기는 동양적인 미모와 무용과 출신답게 잘 다듬어진 몸매로 데뷔 때부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숫기없이 마냥 착해 보이는 외모가 연기자로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해 드라마에서 맡는 역할이 다양하질 못했다. 이번에 그녀가 <귀여운 여인>에서 처음으로 악역을 맡게 된 것도 앞으로 본격적인 연기자로 활동하는데 있어 기존의 이미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

얼마 전에는 MBC <베스트극장> '거꾸로 가는 남자'에서도 기존의 내성적이고 얌전한 인물에서 벗어나 매사 적극적이고 활달한 모습을 선보였다. 아직 그녀의 변신이 성공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악역을 할 수 없는 연기자는 반쪽 배우"라는 그녀의 각오가 남달라 기대를 갖게 한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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