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웬만해선…>,노주현 이홍렬 김찬우 '끼 대결'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43분


SBS의 인기시트콤 ‘순풍산부인과’가 다음달초 조기종영되고 소방서를 무대로 한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가제)가 방송된다.

98년 3월부터 2년9개월간 방영된 ‘순풍산부인과’는 시청률경쟁에서 타사의 9시 뉴스 프로그램을 누르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장기방영의 휴유증으로 주연인 오지명이 탈진하는 등 주요출연진이 들락날락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시청률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SBS는 이런 ‘순풍…’의 생명연장을 위해 지난달 개그우먼 김미화와 이상인 등을 교체투입하는 극약처방에도 반응이 신통치 않자 내년 방영예정이던 ‘웬만해서…’를 다음달 9일 조기방영키로 한 것.

‘웬만해서…’는 올해 6월까지 ‘순풍산부인과’를 이끌어왔던 김병욱PD와 정진영 김의찬 송재정 작가 등 ‘오리지날 순풍팀’이 다시 뭉치긴 했지만 ‘순풍…’과 차별되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다. 우선 시트콤에 소방대원을 등장시켰다는 점이 신선하다. 실내 세트 중심인 시트콤의 특성상 그동안 의사 변호사 등 책상을 지키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극중 형제로 등장, 시트콤을 이끌고갈 쌍두마차 노주현과 이홍렬의 배역 설정도 허를 찌른다. 노주현은 기존의 멋쟁이 중년남성의 이미지를 깨고 장난끼 많고 허풍끼도 있는 소방서 파출소장으로 연기변신에 도전한다. 그로선 코믹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던 평소 소원을 이룬 셈이다.

반면 명랑한 이웃집아저씨 같은 인상의 이홍렬은 조그만 일에도 잘 삐치는 내성적 성격의 인물로 변신한다. 아들 하나를 둔 홀아비로 등장하는 그는 형의 상사(소방대 구급계장)이자 딸 하나를 둔 우아한 이혼녀 배종옥에 대한 애절한 멜로 연기까지 선보인다.

중량감 넘치는 연기자 신구도 노주현, 이홍렬 두 아들과 어울려 끊임없이 장난을 치는 개구쟁이 할아버지로 깜짝 변신한다. ‘시트콤의 왕자’ 김찬우는 소방왕을 꿈꾸는 열혈소방관으로 등장해 노주현의 맏딸로 등장하는 최윤영에게 애정공세를 펼치고 노주현의 아내로 등장하는 박정수도 ‘LA아리랑’의 순발력 넘치는 연기를 감칠 맛 나게 선보인다. 김병욱PD는 “등장인물들이 사다리를 타고 화재진압에 나서는 등 역동적 화면을 통해 기존 시트콤과 차별화한 웃음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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