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드라마 왕국' 자존심 세울 MBC 일일극<온달 왕자들>

  • 입력 2000년 10월 6일 13시 01분


지난 10월5일 오전 서울 강변역에 있는 한 대형 전자유통상가의 8층. 흥겨운 컴퓨터 음악 소리에 맞춰 여학생 2명이 신나게 DDR을 하고 있고, 카메라는 그 옆을 기웃거리는 탤런트 조민기의 모습을 열심히 쫓고 있다.

무심히 지나가던 쇼핑객들은 드라마 촬영임을 알고 삼삼오오 주위에 빙 둘러서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민기다. 방송보다 훨씬 젊네."

'드라마 왕국' MBC의 구겨진 자존심을 세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새 일일극 <온달 왕자들>(극본 임성한, 연출 조중현) 촬영현장은 주위의 기대 만큼이나 생기가 넘쳤다.

시끄러운 관중들 저편으로 산뜻한 정장을 입고 서 있는 최명길(38)이 눈에 띈다. 지난 98년 KBS 1TV 화제의 사극 <용의 눈물>에서 태종의 비로 출연한 이후 시트콤이나 특집극에서 얼굴을 잠깐씩 내비친 게 전부였던 그녀인지라 관중도 반가워하는 모습. 이미 4회까지 촬영을 마친 <온달 왕자들>에서 60대 남자와 재혼한 30대 주부로 나오는 최명길은 '용의 비'의 다소 엄하고 고고했던 이미지를 벗고 여유있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촬영현장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네 그녀를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하며 반갑게 인사를 건냈고,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 최명길은 일일이 친절하게 답례를 했다.

이날 촬영은 조민기를 담은 몽타쥬로 처리될 장면으로 그리 비중있는 대목은 아니었지만 연신 "컷!"을 외쳐대는 조중현 PD의 모습에서 짐짓 진지함이 묻어났다.

<온달 왕자들>은 아버지의 부도와 사망으로 풍족하던 4형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홈드라마. 허준호, 조민기, 이주현, 주한울이 각각 시광, 시우, 시걸, 시형역의 개성있는 4형제역을 맡았으며, 이들과 나이 차이도 얼마나지 않는 아버지의 재혼녀 김영숙역은 최명길이 연기한다.

<보고 또 보고>의 작가 임성한씨와 미니시리즈 <맨발로 뛰어라>를 연출했던 조중현씨가 콤비를 이룬 <온달 왕자들>은 기본적으로 일일연속극의 특색을 살려 웃음을 주는 따뜻한 드라마로 그려질 예정. 조중현 PD가 말하는 드라마는 크게 3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새엄마 최명길과 4형제들의 갈등, 둘째 박근형과 김창숙 부부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가족 이야기, 그리고 4형제중 큰아들인 허준호와 박근형의 둘째딸 김지수가 그려갈 러브스토리가 그것.

연장방영에 들어가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1TV <좋을걸 어떡해>와 경쟁하는 것이 <온달 왕자들>이 당장 해결해야할 숙제. 조 PD는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4형제들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전개가 보기드문 설정이니만큼 앞으로 탄탄한 연출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여기저기 겹치기 출연이 성행하는 요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충전하고 드라마에 복귀한 최명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16일 저녁 8시 20분에 첫방송될 <온달 왕자들>은 9일부터 4개의 예고편을 내보낼 계획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패러디한 코믹한 내용을 포함해 예고편 3편과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마지막 4편이 차례로 방영될 예정이다.

오현주 <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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