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탄자니아 촬영현장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한 조씨는 김희선의 즐겁고 명랑한 모습에 초점을 맞춰 "저게 식음을 전폐하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처럼 보이냐"고 기자들에게 물었다. 또 그는 사전에 배포한 촬영일지 대로 장면, 장면의 촬영시각을 차례로 설명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조씨는 "동석한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다"는 기자들의 요청에 "그것보다는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그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대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회견을 주도했다. 조씨는 "이번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게 된 것은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말하는가 하면 "살아 있으나 죽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날 기자들의 질문은 조씨의 비서 황나리씨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황씨는 20% 누드조항과 관련된 계약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짧게 단답형으로만 대답하는 등 침착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조씨의 바로 오른쪽에 배석한 탄자니아 대사 김완규씨는 "한 말씀해달라"는 부탁에 "김희선씨가 없는 지금 이 자리에서는 할 말이 없으며 필요하다면 법원에서 증인자격으로 발언하겠다"며 애써 대답을 회피했다.
○…조씨는 오전 11시에 시작하기로 한 기자회견장에 1시간 10여분이나 늦게 등장해 취재진의 원성을 샀다. 그는 "준비할 것이 많아서 늦게 도착했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반복하면서도 1시간이 넘는 회견동안 시종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사회자의 도움 없이 회견을 진행하며 거침없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조씨는 "이런 경험이 없어 시간도 점심시간과 겹치게 되어 유감이다. 나도 여러분도 무척 배고플텐데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오현주 <동아닷컴 기자> 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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