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중문화 3차개방파장]큰 충격은 없을듯

  • 입력 2000년 6월 28일 09시 51분


일본 대중문화 3차개방으로 일본가수들의 국내 공연이 완전 자유화됐다. 일본의 인기그룹 '글로브'의 공연모습
일본 대중문화 3차개방으로 일본가수들의 국내 공연이 완전 자유화됐다. 일본의 인기그룹 '글로브'의 공연모습
27일 일본대중문화 3차 개방에 따라 영화 음반업계 등은 일본 영화 개봉과 음반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추가개방에 따른 우리 문화산업계의 영향과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가수의 대규모 공연이 이뤄지고 진한 에로영화나 인기가수의 음반이 출시될 경우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

▽대중음악〓20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에서 일본가수가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의 상징적 문화공간인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일본가수가 일본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야외공연을 전면 허용한 것은 잠실운동장에서 일본가수가 노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대형무대에 선 일본가수와 일본노래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게 될 때 단순히 경제적 득실을 떠나 다소 ‘섬뜩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 잠실운동장 日가수 공연도 가능

소니뮤직 일본음악 담당 이혁씨는 “일본어 노래가 아니면 모든 앨범의 발매가 가능하므로 컴필레이션앨범(편집)들 외에도 구보타 도시의 영어앨범, 퍼피의 중국어 앨범이 조만간 발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해금’.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일본 애니메이션 30여편의 수입이 가능해졌다. 일본 대중문화 중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

현재 대원동화가 판권을 갖고 있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10편 가운데 개방대상인 국제영화제 수상작은 ‘원령공주’ ‘헤이세이 너구리전쟁 폼포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붉은 돼지’‘반딧불의 묘지’. 그동안 불법 유통되어왔으나 극장개봉되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튜브 엔터테인먼트도 ‘퍼펙트 블루’의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또 극영화 중 ‘춤추는 대수사선’ ‘고질라 2000’ ‘링2’ ‘스왈로우 테일’ 등이 수입돼 있다. 그러나 한 수입업자는 ‘18세미만 관람불가’의 개방제외와 관련, “‘15세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받기 위해 수입사가 일본영화의 장면을 자진삭제하는 일이 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게임 소프트〓비디오게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임소프트의 원판 수입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첫 개방이다. EA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일본 PC게임 시장이 작아서 큰 영향은 없겠으나 ‘철권’ ‘버츄얼 파이터’ 등 원래 비디오게임이었던 것들이 PC용으로 옮겨진 인기게임들은 잘 팔릴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전반적으로 게임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애니메이션-게임 인기 끌듯

▽방송〓스포츠 다큐멘터리 보도 부문이 개방되나 지상파의 경우 이미 프로그램 공동 제작이나 수입 등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파급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 남성우 주간은 “다큐 등은 한일 양국의 국민적인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 프로그램의 수입 방영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국내 콘텐츠의 부족 등으로 일본의 시각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이 방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방송가의 분석이다.

<허엽·김희경·김명남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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