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큰 줄기는 ‘왕실업’이라는 장난감 제조업체를 배경으로 이 회사에 갓 입사한 고교동창 오준(권오중 분)과 지섭(소지섭)이 같은 회사 여직원 윤조아(김선아)를 놓고 사랑싸움하는 내용. 그렇다고 SBS 수목드라마 ‘불꽃’ 류의 가슴앓이는 없다. 싸우다가도 언제든지 원상복구될 정도로 굳건한 우정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놀음이다. 이런 남자들의 삼각관계에 놓인 윤조아는 그래서 보통의 삼각관계에 놓인 여자들처럼 도발적 성적 매력을 지난 여자도, 청순가련형의 소녀도 아니다. 발랄하고 귀엽지만, 때때로 건망증이 발동하는 그런 여자다. 이들의 주변을 맴도는 장난감 제품개발실 수석 디자이너 나도영(이선진)은 섹시한 외모와 사회적 능력에 비해 남자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가끔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막는 다소 희화화된 캐릭터.
하지만 주연급들의 이런 캐릭터를 극대화하기 위해 음향을 과장스럽게 설정하거나, 군데군데 과잉연기가 들어간 것은 다소 거슬린다. MBC 월화드라마 ‘허준’에서 감초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탤런트 임현식이 윤조아의 아버지인 윤세만 역으로 나와 또다른 코믹 연기를 펼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