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硏 3社 메인뉴스 분석 "국내TV 뉴스 속빈 강정"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7시 34분


KBS 등 국내 TV 3사의 메인 뉴스는 영국의 BBC, 미국의 NBC와 달리 ‘백화점식 나열 보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TV 뉴스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특정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3사의 TV 뉴스는 상위 10개 아이템 중 70% 이상이 서로 중복돼 다양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한국언론연구원은 3∼6월 14주간 TV 3사 메인뉴스 아이템 1229건과 6월 중순부터 2주간 BBC(89건)와 NBC(64건)의 뉴스를 분석한 보고서 ‘TV 저널리즘과 뉴스가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TV 3사는 하루 평균 23.5∼34.42건의 뉴스를 건당 77∼88초간 방영했다.

이에 비해 BBC는 하루 평균 12.71건을 건당 114.34초간 다루었으며 NBC는 9.14건에 119.2초. 이는 BBC 등이 선별된 뉴스에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한 반면 국내 TV 뉴스는 사실 나열 보도에 그쳐 의제 설정(아젠다 세팅)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매일 상위뉴스 10개의 내용을 보면 총 420건 중 217건(51.7%)을 3사가 같이 보도했고, 2개 방송사가 함께 내보낸 뉴스도 66건(15.7%)에 이르렀다. 독자적 뉴스는 137건(32.6%)에 그쳤다.

또 한국의 TV 뉴스는 대안 제시없이 결과 중심의 단편적 보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1229건 중 과정이나 결과만 나타난 기사가 51.7%나 됐으며 사건의 원인에 대한 언급이 있는 기사는 30.9%, 대안 제시는 3.3%에 그쳤다.반면 BBC나 NBC는 원인과 과정, 결과와 반응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국내 TV가 다루는 국제 뉴스도 영상적 볼거리나 신기함 등 흥미 위주로 흘러 국제 정세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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